만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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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 이것이 바로 진짜 성배전쟁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미연시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추천으로 애니메이션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보고 나서 완전히 이야기에 빠졌다. 주인공 에미야 시로와 세이버의 이야기를 본 이후 다른 에피소드도 있다고 해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미연시를 설치했다.


 이미 세월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미연시를 설치해야 하는지 방법조차 잊어버렸지만, 그때 '데몬'이라는 프로그램을 써서 정말 열심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게임을 설치했었다. 설치 과정의 실수로 게임 내 배경음악을 제외한 오디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림과 글을 보면서 즐겁게 했다.


 첫 에피소드인 에미야 시로와 세이버의 루트가 끝나고, 두 번째 에피소드인 무한의 검제 에피소드에서 굉장히 놀랐다. 하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이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본편이라고 말할 수 있는 헤브즌 필 에피소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에피소드였다. 그 방대한 분량은 지금도 또렷하다.


 미연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야동이라는 걸 본 적이 없는 내가 최초로 H씬이 그려진 장면을 본 계기이기도 했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탄생시킨 타입문에 빠져 <월희>와 <공의 경계>를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만남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드디어 만화로 발매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을 소개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만들어진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무한의 검제> 편을 '오오오오!' 하며 호들갑을 떨면서 본 게 까마득하다. 그때부터 나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전편 개봉이 확정되었고, 만화로 연재되면서 정식 번역판이 국내에 발매되기에 이르렀다. 다른 만화와 라이트 노벨을 구매하면서 함께 구매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너무나 반가웠다.


 애니메이션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무한의 검제>만을 아는 사람은 헤븐즈 필 에피소드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전작의 두 히로인이 세이버와 토오사카라는 점을 통해서 이번 세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토오사카의 친여동생인 사쿠라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애니메이션과 만화로 만들어지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은 기대 반 우려 반의 상황이다. 왜냐하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은 앞의 두 작품과 달리 사쿠라가 '그 일'을 당하는 장면이 제법 많아 이 부분을 모두 과감히 생략하면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애니메이션 내에서 미연시에서 본 그 장면을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무한의 검제>를 통해 본 장면처럼 아주 소프크하게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살짝 아쉬운 감도 있지만,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의 사쿠라는 너무 가여우니 괜찮을 것 같다.


 이번에 읽은 만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사쿠라가 과거 에미야 시로가 홀로 높이 뛰기 연습을 하는 장면을 본 데에서 시작한다. 눈에 초점을 잃어버린 사쿠라가 유독 시로를 보면서 일순 빛을 되찾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세심한 묘사에 적잖이 감탄했다.


 사쿠라의 회상을 도입부로 하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본격적으로 우리가 아는 프롤로그 에피소드가 시작했다. 하지만 프롤로그 에피소드 속에서도 우리가 아는 것과 살짝 다른 장면이 조금씩 들어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사쿠라가 말하는 집 주변을 서성이는 금발 외국인이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시리즈의 팬들은 '금발 외국인'하면 딱 떠오르는 캐릭터가 한 명 있을 것이다. 물론, 세이버 또한 금발 외국인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금발 외국인'이라는 속성에 반응하는 인물은 오로지 한 명이다. 절대적인 영웅왕 길가메쉬. 그는 <페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대영웅이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평범한 에피소드 속에서 사쿠라가 꾸는 이상한 꿈과 함께 시로의 손등에 새겨진 옅은 영주를 보며 오싹함을 느끼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시로의 독백인 '사쿠라가 괜찮은지 보러 가자.'는 문장에서 미연시 장면이 떠올라 무심코 웃기도 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역시 메인 히로인이 되는 사쿠라와 시로의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사쿠라가 가진 마음을 그리고자 애썼다. 그녀가 과거 시로를 보면서 처음 품었던 마음은 지금까지 사쿠라가 품은 마음과 이어지는 장면이니까. 하아, 벌써 안타까운 탄식이 나온다.


 그리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에서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페이트 제로>에서만 등장한 마토 조켄이 등자한다. 마토 조켄과 처음 마주한 시로는 그가 말하는 아인츠베른의 딸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헤븐즈 필> 특유의 장면이 그려진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시로가 세이버를 소환하는 장면에서 본편을 끝맺었다. 그리고 추가로 더해진 제로 에피소드에서는 마토 신지의 소환 장면이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사쿠라의 처량한 모습과 오만방자한 신지의 모습이 대조적이라 혀를 차고 말았다.


 '정말 저 빌어먹을 마토 신지는 일찍 죽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바로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아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에피소드를 아는 사람은 다 똑같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저 녀석이 사쿠라에게 한 몹쓸 짓은 사지를 절단해서 죽여버리더라도 시원찮을 정도로 추잡하니까.


 사쿠라를 걱정하는 라이더의 모습과 사쿠라가 작은 행복 속의 꿈을 꾸는 장면으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은 끝을 맺었다. 아마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이 개봉하더라도 한국에서 보려면 오래 걸리겠지만(후쿠오카로 가서 보고 올까?),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만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2권>이 발매되는 날도 아마 애니메이션 개봉일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시리즈를 본 사람 중 아직 <헤븐즈 필>을 모른다면, 지금 바로 검색을 통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시나리오를 알아보기를 바란다. 꼭 봐야 한다!


 오늘은 여기서 만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1권>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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