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공주 : 모르는 나의 이야기 관람 후기
- 문화/아니메 관련
- 2017. 8. 28. 07:30
[애니메이션 감상 후기] 낮잠 공주 : 모르는 나의 이야기, 가족을 찾아나서는 판타지
지난 토요일 오후에 국내에 개봉한 새로운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 <낮잠 공주 : 모르는 나의 이야기(이후 낮잠 공주)>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았다. 올해 영화관에서 보는 극장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과 <목소리의 형태>, <명탐정 코난 진홍의 연가> 이후 네 번째였다.
국내에 개봉했어도 내가 사는 김해에서 볼 수 없어 놓친 <쿠로코의 농구 극장판>과 <키즈모노 가타리> 등 시리즈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옆 도시 부산 메가박스를 가면 볼 수 있었지만, 역시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애니메이션 개봉 시기가 대학 학기 중이기도 했고.
하지만 다행히 <낮잠 공주> 애니메이션은 내가 사는 김해 CGV에서도 볼 수 있었다. 역시 <너의 이름은>처럼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하루에 딱 한 번 볼 수 있었지만, 솔직히 나라도 큰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겨우 이 정도로 상영관을 잡지 않을까 싶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쓴웃음)
덕분에 시원한 영화관에서 편하게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이번에 본 <낮잠 공주>는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모든 에피소드가 종료된 이후 엔딩과 함께 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서 비로소 모든 게 이해가 되었다. 참, 이 작품을 도대체 어떻게 평해야 할까?
애니메이션 <낮잠 공주 : 모르는 나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리카와 코코네'라는 이름의 미소녀 여고생이다. 처음 애니메이션은 느닷없이 한 소녀가 마법을 쓸 수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자동차 공장에 갇혀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이 장면만 보면서 나는 '판타지 작품인가?' 하고 의심했었다.
하지만 꼬마 소녀의 시점으로 그려지던 이야기는 돌연히 고교생이 모리카와 코코네의 시점으로 바뀐다. 한눈에 보더라도 모리카와 코코네가 그 꼬마 소녀가 자란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낮잠 자기를 좋아하는 코코네가 잠에 빠질 때마다 꼬마 소녀의 모습으로 등장해 판타지 세계를 그렸다.
좀처럼 이야기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물끄러미 스크린만 쳐다봤다. 이야기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려지는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특히 아마 규슈 사투리라고 생각되는 주인공의 목소리와 인물 작화 하나하나가 너무나 잘 어울려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본 시골 풍경을 그린 애니메이션은 왜 이렇게 정감이 가는 걸까?' 하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낮잠 공주>는 점점 사건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꿈속에 등장하는 태블릿과 현실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던 태블릿, 그리고 와타나베 이치로라는 인물.
여전히 사건을 똑바로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서서히 단서가 하나씩 끼워 맞춰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속도가 올라갔다. 꿈속 세계의 영향이 현실에도 미치면서 <낮잠 공주>은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가 된다. 무척 판타지한 일상과 평범한 일상이 뒤섞이는 게 신기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의 이름은> 또한 서로의 몸이 바뀌는 판타지 속에서 두 사람이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더해서 두 사람의 마음을 멋지게 표현한 이야기가 그려진 작품이었다. <낮잠 공주> 또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눈을 팔거나 딴생각을 하면 전개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와타나베 이치로라는 쓰레기, 아니, 악을 넘어 코코네가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도착하고, 알지 모했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과정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복잡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꿈속 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초판타지적인 전개가 이어졌으니까.
그래도 마침내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장면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꿈을 꾸다가 꺠어보니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라는 상황 속에서 잘도 이야기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평소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머리가 아팠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었다. (쓴웃음)
작화는 분명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의견에는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좋은 작화를 가지고 만든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의문투성이었다. 뭐, 이런 전개가 먹힐 거라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사건 종료 후 그려진 엔딩 이야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까?
처음부터 저 엔딩 장면에서 사용된 장면을 이용해서 굳이 판타지 요소로 넣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을 것 같았다. 그래도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를 통해 호기심과 의문을 이용해 이런 방향으로 한 건 기발하다고 생각한다. 뭐, 마지막 주인공이 도달하는 부분에서는 살짝 감동적이기도 했고.
자세한 건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보기를 바란다. 오늘 애니메이션 <낮잠 공주 : 모르는 나의 이야기> 후기는 여기까지다. 마지막까지 기억에 남는 말은 역시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하늘도 날 수 있어!(人は心一つで空を飛べる。)"다. 이 대사가 가슴에 새겨지는 애니메이션이었다고 생각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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