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캐 토모자키군 1권 후기, 망겜 인생을 갓겜으로!
- 문화/라이트 노벨
- 2017. 4. 27.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약캐 토모자키군 1권, 천재 게이머가 인생 게임에 도전한다!
가끔 살다 보면 인생은 정말 빌어먹을 수준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성적은 올라가지 않고, 아무리 죽도록 일해서 돈을 벌려고 해도 최순실이 삼성동 자택에 숨긴 돈의 1/10도 모으지 못한다. 이렇게 어두컴컴한 현실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건 욕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이런 망겜 수준의 밸러스를 가진 인생에서도 단 한 가지 즐길 수 있는 게 있다. 그게 바로 책을 읽는 일이다. 라이트 노벨, 만화책, 에세이, 인문학 어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나는 늘 책을 읽는다. 어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결론을 논하기에 어렵지만, 오늘도 나는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소미미디어의 4월 신작 라이트 노벨 <약캐 토모자키군 1권>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다 읽은 평가는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와 닮았다는 점이다.
줄여서 <오타리얼>로 부르는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는 오타쿠인 주인공 카시와다가 좋아하는 하세가와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리얼충인 모모에게 리얼충이 되기 위한 과외를 받는 이야기다. <약캐 토모자키군 1권>의 주인공 또한 무척 그러한 방향과 닮아있다.
<약캐 토모자키군 1권>의 주인공 토모자키 후미야는 '어패'라는 게임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랭킹 1위를 하고 있을 정도의 강자였다. 'nanasi'라는 닉네임으로 활약하는 그는 현실 속에서는 '어둡기만 한 오타쿠 학생에 불과했다. 그런 그에게 아주 회기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같은 학교 내에서 아이돌급의 인기를 가지고 있는 '히나미 아오이'와 개인적인 접점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계기는 바로 그가 하는 '어패'라는 게임이었다. 어패의 랭킹 2위인 'no name' 또한 초창기부터 꾸준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와 게임을 한 이후 오프라인에서 만나고자 제안한다.
그 이후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주인공이 자신이 인정하는 2위 플레이어인 'no name' 을 만나러 갔더니, 거기에는 학원의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는 '히나미 아오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욱이 그녀는 학원 내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모습을 무심코 드러내 버리고 말았다.
서로 인생을 놓고 티격태격하다가 히나미는 주인공에게 인생도 어차피 게임이라는 설교를 장엄하게 한다. 게이머로서 '어패'의 최고 플레이어가 된 주인공을 자극하며 인생이라는 게임도 진지하게 해보라고 말한다. <약캐 토모자키군 1권>에서 읽은 히나미의 여러 노력은 나조차 설득당할 정도였다.
그렇게 게이머로서 인생을 플레이할 마음이 생긴 토모자키는 히나미가 내는 과제를 하나둘 실천하면서 열심히 리얼충이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 과정에서 나나미 미나미라는 인물과 말을 트게 되고, 키쿠히 후카와 접점을 확인하기도 했고, 이즈미 유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게임을 하기도 했다.
빌어먹을 정도로 뭔가 엄청나게 잘 풀리는 것 같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주인공이 제법 고생하면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약캐 토모자키군 1권>을 읽으면서 나는 문득 '이건 나를 위한 라이트 노벨이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현실 속의 나 또한 토모자키와 거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히나미 정도의 노력은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무시당하지 않는 캐릭터로 있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공부했고, 내가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예전보다 당당하게 다니지만, 아직도 약캐에 머무르고 있다.
레벨이 오르기 위해서는 히나미가 말한 대로 히로인 공략을 하거나 최소한 플래그를 세우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너무나 어렵다. 라이트 노벨과 달리 현실은 그러한 접점을 갖는 일조차 쉽지 않다. 뭐, 주변에 그런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아는 사이일 뿐'에 해당한다.
그래서 <약캐 토모자키군 1권>을 읽는 동안 주인공이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놀라웠다. 그런 주인공 곁에서 열심히 보조 역할을 하는 히나미의 모습에서는 <오타리얼>의 모모 그림자가 보이기도 했다. 역시 이 작품 또한 마지막에는 주인공과 히나미가 맺어지는 결말일 테니까. (아니면 어쩌지?)
<약캐 토모자키군 1권> 작품의 매력은 다채로운 캐릭터의 구성이다. 다른 러브코미디 작품과 유별나게 다른 특징은 없지만, 앞으로 몇 권 더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른 히로인인 히나미 아오이와 앞으로 주인공과 더 말을 섞게 될 히쿠치 후카, 나나미 미나미가 무척 기대된다.
더 길게 쓰고 싶어도 여기가 한계이고, 불필요하게 글이 길어져 봤자 재미없을 뿐이니 <약캐 토모자키군 1권>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혹시 나처럼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어두운 오타쿠로 지내고 있다면, 이 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뭐, 연인은 어렵겠지만….
* 이 작품은 소미미디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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