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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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우리에게 기억은 불편하면서도 유익한 존재다. 시험을 치기 위해서 외워야 하는 단어는 왜 그렇게 쉽게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도 우연히 본 애니메이션 한 장면의 대사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가끔 두 상황이 바뀌어서 일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단어를 대사로 만들어 외워도 잘 안 된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건 더 오랫동안 기억하는 법인 것 같다.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도 무의식적으로 '귀찮다'는 의식이 있으면 단어가 잘 외워지지 않는 것과 반대로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는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보낸 이 28년의 세월을.


 오늘 읽은 라이트 노벨은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이다. <청춘 돼지> 시리즈 5권에 해당하는 이번 편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여동생'이 주요 인물로 다루어진다. 사쿠타의 여동생 카에데는 중학교 시절 겪은 따돌림과 사춘기 증후군으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 카에데는 밖으로 나가기 위한 도전을 한다. 갑작스럽게 시작한 그 시도는 갑작스럽게 마무리되며 잠깐 얼이 빠지기도 했다. 마치 예전에 읽은 <골든타임>의 타다 반리가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꽤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첫 시작은 사쿠타와 마이가 바보 커플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사쿠타를 찾아온 과거 카에데의 동급생 카노 코토미가 등장하며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쿠타와 코토미의 대화는 카에데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단서를 던졌다.


 그 이후 집으로 돌아온 사쿠타에게 카에데가 중대발표를 한다면서 '카에데의 올해 목표!'라고 쓴 노트를 보여주었다. 그 노트에는 오빠와 외출한다, 산책한다, 바다에서 놀아재낀다 등 여러 목표와 함께 마지막 줄에 '-학교에 간다.'가 적혀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카에데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책이 보여준 대로 카에데가 마이와 사쿠타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기로 해 이야기가 제법 희망적으로 그려질 것 같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카에데가 한 번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후 급격히 달라졌다. 사쿠타와 카에데가 바다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코토미와 대화를 통해 숨겨진 사실이 드러났다.


 카에데는 단순한 사춘기 증후군을 겪은 것만 아니라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였던 거다. 사춘기 증후군 이후 눈을 떴을 때 카에데는 카에데가 아니었다. 원래 카에데(花楓)는 사라지고 카에데로 지내고 있었다. 마치 <골든타임>의 타다 반리와 또 다른 타다 반리로 나누어졌던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사쿠타와 카에데가 과거에 무슨 일을 겪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보여준다. 그동안 다른 히로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춘기 증후군을을 소재로 한 무겁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었지만, 오늘 이야기는 좀 더 무겁고 서서히 가라앉는 이야기였다.


 타다 반리가 <골든 타임>에서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하는 타다 반리에 두려워하는 것처럼, 카에데 또한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하는 카에데(花楓)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거부하기보다 당연히 받아들이면서 그녀는 자신이 세운 목표를 사쿠타와 해내기 위해서 다소 서두르고자 했다.


 어쩌면 그 모습 자체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그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며 마지막에 카에데가 카에데가 아닌 모습으로 끝나게 되었다. 사쿠타는 혼자 비명처럼 외치지만, 그 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쳤다.


 그런데 그 메아리에 답이 돌아왔다. 연상 '쇼코'라는 이름의 여성이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초반에서도 언급이 되었는데, 마지막에 사쿠타 앞에 등장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여동생 이야기는 이제 제2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오늘 5권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막을 내렸다.


 과연 다음 6권에서는 어떤 제목을 가진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 그런 기대를 품은 상태로 오늘 <청춘 돼지는 집 보는 여동생의 꿈을 꾸지 않는다> 감상 후기를 마친다. 혹시 후기 내에서 언급한 <골든 타임>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로 나와 있으니 만나보길 바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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