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코와 가짜 탐정 3권 후기, 살인귀 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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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카코와 가짜 탐정 3권, 살인을 즐기는 원령


 깊어지는 가을밤에 뒷산에서 들려오는 가을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감긴다.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조금씩 눈꺼풀을 무겁게 하고, 정신은 서서히 불을 끄듯이 암전이 될 것 같다. 이것은 가을에 느낄 수 있는 풍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신이 좀 더 깨끗해지는 가을은 책 읽기가 정말 좋다.


 단순히 에세이와 소설만 읽기 좋은 계절이 아니라 라이트 노벨, 만화책 같은 장르의 책도 읽기 좋은 시기다. 왜냐하면, 쉽게 이야기에 집중이 되는 동시에 가을을 맞아 쌓여가는 피로를 좀 더 가볍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시간이 부족해도 만화책과 라이트 노벨을 항상 읽는다.


 오늘 읽은 만화책은 대원씨아이의 <카코와 가짜 탐정 3권>이다. <카코와 가짜 탐정>은 죽은 사람의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사토루가 유령이 가리키는 단서를 통해서 범인을 추리하는 이야기다. 이미 이 부분부터 평범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인간의 범죄만 아니라 원령을 추적하며 더 특별해진다.


 이번 <카코와 가짜 탐정 3권>은 <카코와 가짜 탐정 2권>에서 나온 '데스노트'를 들고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범인을 쫓는 편이다. 데스노트라고 해서 만화 <데스노트>에서 본 라이토가 쓴 그런 데스노트가 아니다. 평범한 노트에 원령이 깃들어 있고, 그 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원령이 사람을 죽이는 거다.


카코와 가짜 탐정 3권, ⓒ미우


 <데스노트>의 데스노트는 그저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으면, 어디서라도 특정 상대를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등장한 원령이 깃든 노트는 이름을 적더라도 그 상대방의 근처에 가지 않으면 죽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살인을 하는 것은 원령이니 원령이 상대방 가까이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단서와 범인이 어떤 식으로 인물을 죽이고 있는지 파악한 사토루는 범인을 유인한다. 마치 <데스노트> 작품에서 엘이 라이토를 교모하게 유인한 것과 비슷한 수법이었다. 범인이 어떤 인물을 죽이는 방향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범위를 좁히고, 교묘하게 함정을 준비해 원령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오점이 하나 있었다. 원령이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인 탓에 이미 카코가 쉽게 정화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는 점이다. 사토루는 위기일발 상황에 놓이는데, 함께 간 긴난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한다. 위기에서 탈출했다고 해도 거의 빈사 상태에 놓이고, 원령은 도망친 이후였다.


 도망친 원령을 쫓은 건 유체이탈을 하는 야지마다. 그녀 덕분에 사토루는 힘이 약해진 원령이 나타날 장소를 특정할 수 있었고, 카코의 힘을 통해서 수많은 목숨을 빼앗은 원령을 정화하게 된다. 이 과정은 모두 순탄치 않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뭐, 유령이다 보니 조금 개연성은 부족했지만!


카코와 가짜 탐정 3권, ⓒ미우


카코와 가짜 탐정 3권, ⓒ미우


 그리고 이 큰 사건이 해결된 이후에 사토루는 또 다른 사건의 의뢰를 받는다. 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뇌사 상태에 빠진 인물의 기억을 카코의 힘을 통해 살펴보는데, 그 과정에서 한 여객선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역시 거기에도 원령이 있었고, 커다란 계획을 숨기고 있었다.


 그 사건을 막기 위해서 범인과 원령 앞에 사토루가 선 시점에서 <카코와 가짜 탐정 3권>은 이야기의 막을 내린다. 사토루와 카코가 원령을 쫓아 정화하는 이야기 외에도 몇 가지 에피소드를 3권에서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작품의 전체적인 균형은 잘 맞춰져 있었고,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화책을 직접 참고해주면 좋겠다. 가을의 소리가 들리는 밤에 아이패드로 후기 글을 작성하면서 옆에는 <4월은 너의 거짓말 클래식 콘서트>를 아이폰으로 틀어놓고, 베토벤의 '달빛' 곡을 듣고 있으니 정말 눈앞에 원령이 보일 것 같은 기분이다. (웃음)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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