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팬 사인회, 진행의 어리숙함에 화만 났어
- 일상/게임 이야기
- 2014. 11. 22. 06:30
[지스타 2014 이야기] 지스타 방문기(2), 어리버리한 계획에 엉망이 된 NC 팬 사인회
나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이다. 그래서 이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4'의 이벤트 중에서 'NC 다이노스 선수의 팬 사인회'를 솔직히 제일 기대하고 있었다. 오늘 11월 21일은 오후 3시 30분에 프로야구팀 'NC 다이노스'의 소속된 나성범과 이재학, 박민우 세 선수의 사인회가 있다는 정보를 미리 접하고, 정말 즐거운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겼었다.
그러나 이 즐거운 기분의 발걸음이 현장에서 최악에 가까운 기분의 발걸음이 될 줄을 상상도 못 했다. 프로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다.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팬 사인회를 계획한 제작진 측에서 너무 안일하게 계획을 세웠었기 때문이다. 정말, 나는 그 현장에서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는데, 그들의 계획이 무너지지 응급처치를 하는 모습도 너무 쓴웃음이 나왔었다.
도대체 어떻길래 내가 이렇게 말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건 바로, 이 팬 사인회에 대한 정보를 좀처럼 제대로 공개를 하지 않아 팬 사인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뭐, 큰 피해라고 하더라도 겨우 2시간 정도의 시간을 기다린 것밖에 되지 않겠지만, 다른 이벤트까지 포기하면서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너무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
팬 사인회 현장, ⓒ미우
사정은 이렇다. 처음 엔씨 다이노스 부스를 방문해서 "팬 사인회가 어디서 열리나요?"이라는 질문을 했었는데, 나는 "엔씨 다이노스의 용품을 파는 곳에서 열립니다. 여기서 기다리시면 됩니다."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2시간 전부터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죽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온 《성검사의 금주영창 5권》을 읽으면서 말이다.
이때까지 나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을 것으로 전혀 상상도 못 했었다. 왜냐하면, 간간이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여기서 기다리면 되나요?"이라는 질문을 근처 스태프들에게 했고, 스태프들은 "네, 여기서 기다리면 됩니다."이라는 대답을 기계적으로 반복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여기서 공을 사기도 하고, 나처럼 일찍부터 자리 잡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다가오자 스태프들은 이곳에 팬 사인회를 위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자리를 비켜 달라 했고, 나와 주변의 사람들은 당연히 자리를 쉽게 비켜주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줄이 생기자 줄을 섰었는데, 그때 스태프에게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공지사항이 전해졌다. "여기 줄 아닙니다. 팬 사인회는 오전에 티겟을 나눠드린 선착순 100분만 받을 수 있습니다. 줄 서셔도 소용없습니다." 이라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말이!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니, 아까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다른 스태프분이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어요."이라며 불평을 표했는데, 진행 스태프는 "오전에 다 방송했습니다. 그래서 티겟도 선착순으로 100명분이 다 나갔고요."이라는 대답을 기계적으로 했다. 이 시끄러운 지스타 행사장에서 방송으로 했다니… 참,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니, 그렇게 확정이 된 것이라면, 부스 내에 '팬 사인회는 티겟을 받은 선착순 100분에게만 됩니다.'이라는 공지사항을 적어서 걸어 놓았어야죠? 이 시끄러운 지스타 행사장에서 오전에 방송 몇 번 했다고 끝입니까? 여기서 나처럼 2시간 넘게 기다린 사람은 어떻게 할 거예요?"이라고 따져 물었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온라인 고객센터의 기계식 응답뿐이었다.
정말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어찌 이리도 어리숙하다는 말인가! 그리고 더 가관인 건, 바로 그 다음의 행동에 있었다.
팬 사인회 현장, ⓒ미우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사진 두 장이 팬 사인회를 맞아 모인 사람들이다. 안쪽에 지그재그 형식으로 줄을 선 사람들이 오전에 선착순 100명분 티겟을 받은 사람들인데, 100명이 다 오지 않았다. 1/5도 모이지 않은 약 15명이 전부였다. 사인회 시간이 다가옴에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자 스태프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들은 시종일관 "100명 선착순 티겟 받으신 분!"이라며 사람을 찾았지만,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스태프 측은 기존의 '선착순 100명에게만 사인을 받을 기회를 준다'는 태도를 바꿔서 현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을 줄 세워서 안으로 들였다. 선착순 100명 줄과 다른 줄로 만든 줄이 바로 지그재그 형식보다 뒤에 있는 직렬 형식의 줄이다. "기다리고 있어도 받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이렇게 줄을 다시 세웠는데, 이 진행 부분도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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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100인 선착순 티겟을 나누어 준다고 하더라도 오후에 다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아무리 지스타를 즐기는 관람객이 많다고 하더라도 오전부터 오후 늦은 시간 내내 이곳에만 있는 사람들은 드문 법이니까. 선착순 100명 티겟을 받은 사람 중에서 20명도 모이지 않은 게 그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건 주최 측의 명백한 착오였다.
그들은 임시 대책으로 주변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줄을 이용했고, 이미 포기한 채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또 한 번 돌을 던지는 행동을 했다. 그럼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그저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대답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좀처럼 배려하는 모습을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일회성 이벤트이니 이렇게 처리를 하고 넘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러니 어찌 내가 화가 나지 않겠는가!
팬 사인회 현장, ⓒ미우
결국, 나는 사인을 받지 못했다. 그냥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가까스로 이렇게 몇 장의 사진을 찍은 것이 전부였다. 앞의 스태프들이 전부 다 가려버리는 바람에 사진을 이렇게 찍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사인회가 시작하고 나서 30분 정도 동안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건진 사진이 이 5장의 사진이 전부이니 할 말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야구팀 NC 다이노스의 주목받는 선수들이라 기대했었지만, 정말 진행 측의 어리숙함이 이렇게 화가 날 수가! 처음부터 이 현장에 사인권 소지자 100명에게 준다는 것을 표기해 놓았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전에 '오전의 선착순이 오후에도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을 무시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팬 사인회 현장, ⓒ미우
진행 측은 뒤늦게 위와 같은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좀 더 위에 있는 스태프들은 "'대기해도 못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해라. 그래야 나중에 문제 안 생긴다."이라고 전달을 하면서 다른 아래 스태프들에게 지시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이런 표지판이 있었다면, 그렇게 부스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고, 나처럼 화가 나는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다.
정말 아쉽다. 지난 2012년에서 볼 수 있었던 블리자드의 스파이럴 캣츠 타샤 님의 사인회는 정말 잘 진행이 되었었는데 말이다. 이런 사인회는 현장에서 바로 줄을 설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NC 소프트 측은 그것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이 시끄러운 지스타 행사장 내에서 방송한다고 하더라도 몇 명이나 들을 수 있겠으며, 몇 명이나 온종일 이 행사장에 있겠는가?
조금만 더 생각하면, 더 나은 방법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사인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그래서 스태프 측의 배려 없는 대응 방식에 화가 났다. 아무쪼록 다음에는 이런 실수가 없었으면 한다. 진행 측에서는 당연히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 당황했을 것이고, 정신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어휴.
지금에서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냥 이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다. 마지막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저 표지판이 미리 있었다면, 혼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관람객의 불쾌함을 지울 수 있었을 텐데! 그냥 그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까지 샀지만, 공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싶었던 그런 사인회였다.
그래도 엔씨 다이노스 화이팅! 내년에는 꼭 한국 시리즈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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