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 '바람의 나라'에 접속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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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추억의 게임 《바람의 나라》에 오랜만에 접속해보았습니다.


 나는 어릴 때 정말 많은 게임을 했었다. 《마지막 왕국2》라는 게임을 시발점으로 본격적으로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했었는데, 친구가 별로 없었던 나는 거의 게임만 하면서 고등학교 때까지의 시간을 다 보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할 공부는 하면서 게임을 했었다. 아마도. 대학 1학년 때에도 했었다.) 그렇게 나를 거쳐 간 게임은 《마지막 왕국2》부터 시작해서 《뮤》, 《디아블로2 확장팩》, 《카트 라이더》, 《바람의 나라》 등의 게임이 있다. 그 게임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를 했고, 가장 많은 현금을 쏟은 건 바로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이다.


 《바람의 나라》는 지금도 서비스가 계속되고 있는 게임으로,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유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니,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보다 '추억'이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까. 우스갯소리로 지금 《바람의 나라》를 하는 유저들은 대부분 20~30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옛날에 했던 유저들이 아직도 하고 있다. 나도 어떤 일만 아니었으면 이 게임을 접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었지 않았을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과거 《바람의 나라》를 열심히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 책을 읽다가 지쳐서 정말 오랜만에 《바람의 나라》에 접속해보았다. 로그인하는 방식이 옛날과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한 인터페이스는 '옛날 그대로구나.'라는 느낌이었다. 아래에서 스크린샷과 함께 게임 《바람의 나라》에 오랜만에 접속해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해보도록 하자.



바람의 나라, ⓒ미우


처음 들어가는 이미지가 상당히 화려하게 바뀌어 있었다.

옛날에는 그저 갈색 바탕에 만화 바람의 나라 주인공의 모습이 있을 뿐이었는데….



바람의 나라, ⓒ미우


내가 하는 서버는 '하자' 서버였다. 10대 시절에 아무 생각도 없이 기본으로 한 서버였다.

이 서버에서 키운 것만 해도 진검, 현자, 명인, 진탄, 진선, 검객, 명인, 기타 직업들 포함해서 10개의 캐릭터가 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나는 게임을 열심히 했었다고 생각한다.



바람의 나라, ⓒ미우


오랜만에 들어가서 만난 내가 애지중지 키웠던 진선.

이전에 내가 했을 때에는 바람의 나라에서 레벨은 99까지밖에 없었고, 4차 승급까지만 있었다.

게임을 접기 전에 5차 승급이 나왔지만, 크게 흥미를 두지 않은 채 게임을 그만뒀었다.

그런데 지금 접속해보니 레벨이 413이라고 표시되어있었는데, 바람의 나라 최고 레벨이 599로 조정되었다고 한다.



바람의 나라, ⓒ미우


현실에서도 없는 내 집을 게임 세계 속에서는 가지고 있었다.

수도권 땅값이 너무 비싸고, 자리도 없어서 지방에서 땅을 사서 구매한 집이다.



바람의 나라, ⓒ미우


방(5.6평)에는 휴식 경험치(보너스 경험치)를 주는 아이템이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열심히 키우고 있었던 '아기 신수' 3마리와 곰돌이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 방에 놓인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만드는 데에 쓴 비용도 상당히 많았는데…. 하하하.



바람의 나라, ⓒ미우


그리고 캐시 아이템 창에는 여전히 한 개의 캐시템이 남아있었다.

바로 '지정귀환비령'이라는 캐시템이었는데, 이 아이템은 어느 곳을 지정하여 '귀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으로 '택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저들을 환상의 섬과 일본에 데려다 주곤 했었다. (꽤 돈이 잘 벌렸다.)



바람의 나라, ⓒ미우


부여성 왕궁 앞에 왠 조랑이가 있어서 말을 걸어보았더니….



바람의 나라, ⓒ미우


쓸데 없는 이벤트를 위한 아이템을 줬다. 복귀 유저한테 조금 더 좋은 아이템을 주라고!



바람의 나라, ⓒ미우


신바람나게 춤을 추라고 해서 춤추며 돌아다녔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 조랑이는 사기꾼이었던 거다. 빌어먹을.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제대로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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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미우


부여성 동문은 여전히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내가 했던 시절에 비하면 이 정도의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

고용상인도 열심히 물건을 팔고 있고, 사람들은 아이템 거래를 하고 있었다.



바람의 나라, ⓒ미우


유저 정보를 보니 익숙한 닉네임 '소마신화', '아테나짱' 몇 명이 보였다. (당시에도 상위랭커.)

하지만 '도도한 ○기', '모래○치', '키스○드', '일○필○기', '연○랑' 등의 닉네임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전부 나이를 먹으면서 더는 게임을 할 수 없게 된 걸까. 내가 10대였을 때, 20대였던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바람의 나라, ⓒ미우


왠 가문의 봉인가 해서 아이템이 무엇인지 보았더니, 5차 승급 무기인 듯했다.

4차 승급에 성공했을 때 받은 진선역봉과 말도 안 되는 능력치를 가진 아이템이었다.

역시 MMO RPG 게임에서는 높은 레벨에 이르고, 좋은 아이템을 낄수록 '사기'가 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바람의 나라, ⓒ미우


간단히 내 정보를 통해 본 내가 걸어온 길.

도삭산 1000층에서 산신의 뿔을 먹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었는지… 지금도 한숨이 나온다.

결국 산신의 뿔을 얻지 못해 짜증이 나서 게임을 접어버렸지만 말이다.

내가 애지중지 키운 현자가 어린 신수 세트만 만들었어도, 바로 신수까지 가서 열심히 했을텐데…. 아쉽다.



바람의 나라, ⓒ미우


여기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내가 제일 애지중지 키운 '현자'이다.

캐릭터마다 얼굴이 똑같은 건 함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게 제일 무난한 얼굴과 머리였었다.

(남자가 되었다가 여자가 되었다가 하며 성별을 몇 번이나 바꾼 건 비밀.)



바람의 나라, ⓒ미우


오랜만에 보는 왈숙네가 내 물건 무엇을 맡고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꽤 많이 보관하고 있었다.

세시마을에서 받은 세시마을비서를 비롯한 요일동굴에서 얻을 수 있었던 아이템, 환상의 섬 도시락 재료 등.

그래서 돈이 되는 건 썩 없었다.




바람의 나라, ⓒ미우


내가 열심히 캐시 아이템 '진화촉진제'와 함께 행동력의 환약 등을 써가며 열심히 키운 환수들.

레벨 99의 삼적안, 아기주작, 아기현무 … 그리고 아기 백호와 이무기.

이 녀석들을 어른 신수로 만드는 데에 실패만 하지 않았다면, 내가 게임을 접지 않았을 텐데.

도삭산 1000층에 현자와 진선을 같이 끌고 와서 동생에게 진선을 시키기도 하고, 밤샘까지 하면서 열심히 경쟁에 참여했음에도 그 많은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아이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분하다. 경험치는 몇 번이나 먹었지만, 몬스터가 나를 바라보지 않아 '산신의 뿔'을 획득하는 데에 실패했었기 때문이다. 그 힘든 용구를 얼마나 열심히해서 도삭산 1000층에 다다랐었는데.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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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미우


그리고 진선과 마찬가지로 현자도 집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현자의 집은 2층 집이면서도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집이다!



바람의 나라, ⓒ미우


오랜만에 집에 들어갔더니 집이 완전히 엉망이었다.




바람의 나라, ⓒ미우


2층에는 가구가 단지 족자 한 개만 걸려있는 텅빈 상태.

진선과 휴경 아이템을 공유하기도 했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접기 전에 아는 동생에게 아이디를 공유해줬었는데, 그 녀석이 아이템을 조금 가져간 듯하다.

그래도 큰 상관은 없으니까. 분명히 '빌렸다가 돌려드릴게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바람의 나라, ⓒ미우


그리고 금고에는 생산에 사용했던 강철 세트를 비롯한 캐시템이 들어가 있었다.

'환수'에 올인했었던 시기에 사용했던 '환수진화촉진의불꽃'을 비롯한 몇 가지의 아이템들.

특히 '꽃남의상(남)'은 한정 캐시템이었기에 차후 복귀했을 때 팔아서 자본으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빌어먹을 운영자가 한정 캐시템을 이벤트로 다 뿌렸다고 한다. 엄청나게. 그래서 가격이 폭락해 이건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아아, 그때 추석 설빔이나 비키니도 샀어야 했거늘. 너무 아쉽다.



바람의 나라, ⓒ미우


돈 얼마 맡고 있는지 물어보니 119만 원을 보관하고 있었다.

가지고 있는 돈까지 합치면 120만 원 정도로 아주 적은 금액의 돈이었다.

이전에 진선으로 선비 밀대를 하면서 꽤 많은 돈을 벌었는데, 여러 가지로 후회가 막심하다.



바람의 나라, ⓒ미우


그리고 맵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공간이 많이 생겨있었다.

'전초기지'를 비롯한 '한성'까지 생겨있었는데, 도대체 한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해서 찾아가보았다.



바람의 나라, ⓒ미우


막상 한성을 가보니 별 볼 것은 없었고, 초보 사냥터에 들어 가보니 '닭'이 있었다.

닭을 상대로 오랜만에 헬파이어도 던져보고, 성려멸주를 던져보았다. 그뿐이었다.



 오랜만에 추억의 게임 《바람의 나라》에 접속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게임을 통해서 현실 세계에서도 친해진 인물이 세 명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연락된 건 딱 한 명뿐이다. 다른 두 명 중 한 명은 '미국 유학 간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고, 다른 한 명은 꾸준히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고 실제로도 만났지만… 내가 훈련소에 가고 하는 사이 연락을 하지 않게 되어 지금도 전혀 연락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연락을 안 하다가 다시 연락하게 되면, 뭔가 상당히 무안할 듯해 과감히 연락하지 못하겠다. 지금도 메일 주소와 번호는 저장되어 있는데….


 《바람의 나라》 게임은 지금도 꾸준히 서비스되고 있지만, 유저수가 급격히 줄어들어서 위기에 봉착해있다. 쓸데없이 대대적인 패치를 하는 바람에 유저가 반이 빠져나가고, 계속해서 허공에 삽질하는 운영으로 유저수는 점점 더 줄었다. 지금 하는 사람도 '게임 내 매크로' 때문에 상당히 머리 아파하고 있다고 한다. 운영자가 아예 운영을 포기한 건 아닌지… '매크로 단속'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옛날 '표범'이 쓴 바람의 나라 가이드북을 보면서 60시간 쿠폰을 쓰면서 열심히 했던 게임, 바람의 나라. 초보 시절 환상의 섬에서 '소의 구린내'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과 열심히 사냥도 했고, '연○랑' '린○님' '일격○좀줘' 같은 친구도 얻을 수 있었고(닉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꽤 많다.), 게임 내에서도 사기를 당하거나 체류를 당하거나 강침을 당하는 등 여러 에피소드고 많았다. 오랜만에 게임에 접속해보니 그때 그 시절이 정말 그리워진다. 아, 옛날이 참 좋았는데 말이다. 아하하. 함께 게임을 했던 그 사람들은 모두 잘살고 있을까. 비록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그 안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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