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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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 치히로의 라이벌 출현!?


 언제나 재미있게 읽는 라이트 노벨 <여동생만 있으면 돼> 시리즈는 주인공이 라이트 노벨 작가라는 점 이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잘 섞여 있어 지루함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 개 한 개의 에피소드 분량이 짧게 잘 조절되어 있어 읽는 데에 힘이 들지 않고, 피곤하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짧은 에피소드를 인물의 시점별로 엮어서 한 권의 단행본을 만들어 꾸준히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도 수시로 인물을 바꿔가면서 각 인물의 에피소드를 그렸고, 그 에피소드는 한 편 한 편이 진지함과 웃음을 오가며 황금비율을 갖추고 있었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에서 제일 먼저 읽은 에피소드는 애니메이션화를 맞은 이츠키가 애슐리로부터 세금에 대한 조언을 얻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다소 진지하게 세금과 법인화 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꽤 도움을 얻은 느낌이다. 어차피 겉만 알고 있을 뿐이지만….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은 세금에 대해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나 또한 앞으로 글을 쓰면서 1인 미디어이자 프리랜서로 살아가고자 하기 때문에 많이 벌지 못해도 ‘세금’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참, 세상엔 쉬운 게 없다.


 그런 현실을 자칫 길게 생각할 뻔한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은 이후 카니 나유타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써서 데뷔한 아오바와 담당 편집자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미야코와 나유타, 카이코 세 사람이 동거하며 매일 같이 겪는 해프닝을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가볍게 하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꽃놀이 에피소드에서 미야코의 입을 통해 ‘교열걸’과 ‘증쇄를 찍자’ 두 작품의 이름이 나와 흠칫 놀라기도 했는데, 역시 이 부분은 소재가 자유로운 일본 라이트 노벨답다고 생각했다. 보통 한국에서 출판하는 많은 책은 괜히 어려운 책을 인용할 때가 많지만, 일본 라이트 노벨은 알기 쉬운 예를 인용한다.


 ‘교열걸’과 ‘증쇄를 찍자’는 모두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소설이기도 하다. ‘증쇄를 찍자’는 일본어 교수님께 추천을 받은 적이 있어 이름을 알고 있고, ‘교열걸’은 우연히 채널J에서 드라마를 본 이후 책으로 직접 구매해서 읽기도 했다. ‘편집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작품도 재미있으니 추천한다.


 하지만 오늘은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 이야기를 더 자세히 해보자. 신인 작가 아오바의 고민 상담 역이 된 이츠키는 혹평으로 고민하는 아오바에게 상당히 좋은 말을 들려준다. 작품 속에서 바보 캐릭터이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과 사랑만큼은 진지함 그 자체인 이츠키이기 때문에 힘 있는 말이었다.


 자신의 소설에 대단한 자신을 가지고 있던 아오바이지만, 자신의 작품이 발매되자 ‘카니 나유타의 모작에 불과하다.’는 악평을 연일 받으면서 그녀는 소설을 쓰는 일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과거 이츠키가 겪은 악평과 비슷했는데, 그는 아오바에게 아래와 같은 조언을 해준다.


“네 데뷔작이 얼마나 맞았는지 모르지만, 너 자신은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는데? 좋아해? 싫어해? 재미있다고 생각해? 사랑하고 있어? 정말 중요한 건 그것뿐이야.” (본문 63)


 이 대사 이후 조금 더 이어지는 이츠키의 독백과 아오바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은 굉장히 좋았다.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독자의 시선을 의식하기에 앞서 자신이 쓴 글을 좋아해야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법이다. 나는 내가 쓰는 라노벨 후기를 무척 좋아한다! (웃음)



 이츠키의 진지함이 돋보인 장면 이후에는 역시 이츠키의 바보 같은 장면이 살짝 나오는 법이다. 그 장면의 주인공은 이츠키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한 아오바와 함께 지난 라이트 노벨 신인상으로 데뷔한 노 작가 키소의 손녀 나데시코다.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 이츠키는 행복에 젖어 이렇게 말한다.


“초등학생은…… 최고구나…….” (본문 102)


 어느 작품 이후로 ‘초등학생은 최고야!’라는 말이 전혀 위화감이 없는 대사가 되어버렸는데,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에서 읽은 나데시코의 순수한 모습은 독자 또한 똑같이 생각하게 해버린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흐물흐물 녹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읽었다. 나데시코는 왜 이렇게 귀여운 걸까!?


 새로운 여동생 캐릭터가 두 명이나 등장하면서 치히로는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자신에게 큰 갈등을 겪는다. 이제 슬슬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하지만, 차마 입을 떼지 못하는 치히로는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에서 부모님 사이에 일어난 어떤 일 때문에 정말 벼랑 끝의 심정이 된다.


 그리고 그 심정은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 마지막에 하나의 행동으로 옮겨져 침묵이 방을 지배해 버린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다음 <여동생만 있으면 돼 10권> 에피소드는 또 어떻게 이어질지 정말 궁금했다. 아, 도대체 앞으로 <여동생만 있으면 돼> 시리즈는 어떤 결말을 향해서 나아가게 될까?


 치히로의 에피소드 이외에도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에서 미야코가 취업 활동을 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앞을 고민하는 에피소드도 읽을 수 있었다. 그저 러브 코미디 작품이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대학생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장점이다.


 오늘은 여기서 <여동생만 있으면 돼 9권> 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언젠가 미야코 같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언젠가 이츠키처럼 순수하게 글을 쓰는 일을 즐기는 라이트 노벨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가슴 한구석에 묻으면서 글을 마친다. 아아. 정말 주인공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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