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는 후기, 리얼충에 도전하다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2. 8.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오늘부터 나는, 인기 없는 소년의 리얼충 도전기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 변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연회를 즐기고 있을 때 혼자 눈앞의 음료를 홀짝이고 있을 때, 모두가 이성 친구 이야기로 들떠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때 등 사람은 자신이 태어나서 절대 손을 대지 못한 영역에 있는 것을 부러워하기 마련이다.
만약 그 영역에 아무렇지 않게 손을 뻗어 휘저을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잘 나가는 사람’을 가슴 한편으로 부러워하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제법 많았다. 아니, ‘많았다’라는 과거형이 아니라 ‘많다.’라는 현재진행형으로 말하는 게 옳은 표현이다. 나는 며칠 전에도 그랬으니까.
일본 인턴 연수를 하는 동안 거리낌 없이 일본 학생들과 친해지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의 사교성을 대단히 부러워했다. 나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도중부터 이야기 소재 고갈이나 다음 이야기로 이어갈 소통 능력이 없었다. 나는 고작 그런 레벨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오늘부터 나는>을 배를 움켜잡고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16년간의 인생 동안 인기가 없었던 남자 주인공이 고등학교 전학과 함께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이야기는 굉장히 흔하지만, 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면 ‘대박’에 가까운 작품이 된다.
<오늘부터 나는>는 그런 대박 조짐이 약간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오늘부터 나는> 시작 장면에서 읽은 저자의 ‘처음부터 못 박아 두겠다. 이 이야기는 청춘 러브 코미디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라며 남자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예고하며 물꼬를 텄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궁금해 빠르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늘부터 나는>은 전형적인 러브 코미디 형식의 작품이었다. 뻔한 왕도를 걷는 작품이라 지루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저자는 <오늘부터 나는>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두 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오늘부터 나는>를 이끌어가는 남자 주인공 ‘센진’이고, 또 다른 주인공은 센진과 함께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된 여자 주인공 ‘치히로’다.
두 사람이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된 이유는 ‘센진’과 ‘치히로’라는 두 사람의 이름이 한자는 달라도 읽는 법이 똑같이 ‘치히로’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두 사람이 입주할 때까지 부동산 사무소에서 모르고 있는 바람에 ‘하바타키장’이라는 작은 공동 건물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왕도에 가까운 전개였다.
센진과 치히로 두 사람이 거주하는 ‘하바타키장’에는 ‘마야코’와 ‘타쿠야’라는 잘 나가는 리얼충이지만 조금 독특한 성격의 젊은 남성과 여성이 있었고, ‘마키에’라는 젊은 여성이 관리인으로 있었다. 이외에도 다른 거주민도 있는 듯했지만, <오늘부터 나는 1권>에서는 모두가 이야기에 등장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 센진과 치히로가 곳곳에서 부딪히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두 사람 모두 고교 데뷔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치히로는 히키코모리 생활이 길어, 외모를 바꾸는 데에는 성공했어도 속을 바꾸는 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치히로가 조금 더 적응할 수 있도록 센진이 곁에서 돕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센진과 치히로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또한 왕도에 해당하는 전개다. 하지만 처음부터 거리를 불쑥 좁히는 일은 당연히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야기 자체가 ‘쓰레기’라고 말할 정도로 뻔해지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나는 1권>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이번 이야기에서는 두 사람이 조금은 더 가까워지고, 앞으로 잘해나갈 수 있는 듯한 공기를 만들면서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도 저자는 독자에게 아낌없는 웃음을 주는 걸 잊지 않았는데, 과연 <오늘부터 나는 2권>을 일본과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까?
<오늘부터 나는>은 평균 정도의 재미를 보장하는 라이트 노벨인 데다, 저자 스즈키 다이스케의 <트집 잡을 수 없는 러브 코미디>라는 작품도 ‘1권’ 없이 발행된 작품에서 연재가 된 작품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오늘부터 나는> 작품은 한 번쯤 읽으면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거다.
<오늘부터 나는 2권>이 나온다면 그때 또다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오늘 라이트 노벨 <오늘부터 나는>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아, 나도 정말 리얼충으로 변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역시 <오늘부터 나는>의 주인공처럼 미소녀 히로인과 만남이 없으면 어려울 것 같다. 내 히로인은 도대체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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