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18. 1. 12.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권,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따뜻한 일상 만화
매일 같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현실에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일상의 편안함과 행복, 혹은 데스게임을 통한 욕구의 분출 등 이야기가 없으면 나라는 인간은 나로 존재하지 못할 정도이지 않을까? 지금의 ‘나’라는 이야기로 채워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만화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권>의 이야기다.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시리즈는 일찍 아내를 잃어 홀로 남은 아버지 소이치와 그의 딸 미치루, 소이치의 남동생 코지 세 사람이 함께 일상을 보내는 이야기다.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를 읽으면 굉장히 기분이 편안해진다.
왜냐하면, 평범한 일상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훈훈한 웃음 혹은 재미있는 웃음을 끊임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를 읽는 나는 ‘현실’이라는 일상 속에서 웃는 일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내가 정말 재미있어 웃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야기를 읽을 때뿐이니까. 이게 좋은 걸까?
다소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상한 쪽으로 틀어진 게 아니라 만화, 라이트 노벨 등을 비롯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감정을 채울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같은 작품의 일상 이야기도 하나하나 유유자적하게 읽으면서 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권>의 시작도 역시 미치루와 아버지 소이치, 소이치의 남동생 코지와 함께 보내는 일상이다. 목마를 타는 평범한 모습과 미치루가 유치원의 친구를 코지에세 소개하는 장면 등을 통해 시끌벅적한 일상 속에서 ‘사람’을 보여주는 공감 요소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볼 수 있었다.
집, 유치원, 회사 등 다양한 장소의 이야기를 적절한 밸런스로 분배한 이야기는 하나하나 나름대로의 읽는 맛이 있다. 겉보기에 히키가야 하치만의 눈처럼 생기가 빠진 듯한 눈이지만, 뜻밖에 인정을 받는 소이치가 회사에서 어느 젊은 여성 사원의 사랑을 받는 모습도 ‘갭’이라는 게 있어 재미있는 요소다.
특히 유치원 에피소드에서는 어린아이의 순진함이 보이는 미치루와 친구들의 모습과 함께 유치원 선생님 한 분이 코지(수염 고릴라 별명을 가진 남동생)를 껄끄러워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다. 참,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에피소드에 담을 건 다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는 오늘, 천천히 읽고 싶은 따뜻한 일상을 다룬 만화를 찾는 사람에게 <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권>을 추천하고 싶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에 끌리는 신기한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언젠가 이런 형태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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