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불릿 6권 후기, 방랑자 사토미 렌타로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11. 13.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블랙 불릿 6권, 신세계 창조 계획의 비밀
드디어 2014년 11월 신작 라이트 노벨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벌써 2014년도 11월과 12월이 끝이라는 사실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어?' 같은 천편일률적인 생각이 든다. 매달 나오는 라이트 노벨 신작을 읽으면서, 매 분기 신작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2014년 한 해도 금방 흘러간 것 같다. (역시 오타쿠에게는 이렇게 보내는 게 최고인듯?)
11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가장 빨리 읽고 싶은 작품에 해당하는 《소드 아트 온라인 14권》과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이즈키 엔드》는 제3차 라이트 노벨 주문 목록에 포함된 작품이라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 대원씨아이의 작품은 15일에 발매가 되기에 아마 이번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오늘 읽은 라이트 노벨 《블랫 불릿 6권》도 그 두 개의 작품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던 작품이었다. 지난 《블랙 불릿 5권》의 마지막에서 볼 수 있었던 개○끼 히츠마의 행동과 도망자가 되어버린 사토미 렌타로의 진로는 '흥미진진하다.'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이었으니까. (5권을 읽어본 사람은 다 공감할 것이다.)
블랙 불릿 6권, ⓒ미우
《블랙 불릿 5권》의 시작은 허밍버드와 공방을 벌인 이후의 사토미 렌타로아 코로 호타루가 은신처를 돌아다니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그 검은 손은 오래전부터 렌타로의 일상에 들어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앞으로 더 큰 반전이 예고되며 끝을 맺는다.
이번 5권에서 내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사건은 책의 띠지에서 볼 수 있었던 '신인류 창조 계획 VS 신세계 창조 계획'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계획의 진실에 접근할수록 드러나는 무서운 그 음모는 '이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지고 종료가 될 때, 이 작품은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렌타로는 호타로와 함께 두 번의 큰 싸움을 한다. 첫 번째 싸움은 소드 테일과의 대결이었는데, 소드 테일이 보여준 전신을 광학위장으로 투명 인간이 되는 능력은 마치 <마법과 고교의 열등생>에서 볼 수 있었던 호노카의 능력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호노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함은 대박!
이어진 두 번째 싸움은 다시 유가와의 싸움인데, 유가와 렌타로의 싸움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었다. 마지막에 렌타로가 도달한 하나의 경지(경지라고 해야할지, 그냥 사고 회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라고 해야할지)로 그는 가까스로 승리를 손에 쥔다.
이 두 번째 싸움에서 렌타로의 또 다른 하렘 멤버가 될지도 몰랐을 호타루가 죽어버리고 마는데, 정말 그녀가 죽는 그 순간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심경이 복잡했다. 뭐, 여기서 복잡하다는 건 단순히 슬펐다는 감정을 말한 것이니까 너무 크게 들어가지 말자. 어쨌든, 호타루가 죽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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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블랙 불릿 5권》은 렌타로와 호타루가 도망치면서 암습하는 적의 공격을 뿌리치고, 옛 동료와도 한판 싸움을 벌이고, 그들이 숨긴 '비밀'에 접근하며 경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마지막에는 놀라울 정도의 반전이 또 하나 숨어있었다.
렌타로와 싸우고 죽은 유가는 렌타로에게 "당신의 주변에 오상회가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죠."이라는 말을 했는데(정확히는 기억이 안 남. 찾기도 귀찮고.), 마지막 평범한 일상 이야기에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물론, 렌타로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사건의 인물은 라스트 보스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인물이 키사라를 향해 말한 "녀석은 텐도가 탄생시킨 궁극의 괴물이야."이라는 말, 오상회가 오사카 에이리어를 차지해버린 것, 그리고 렌타로가 키사라에게 한 작은 고백과 행동은 앞으로 큰 피바람을 몰고 올 것 같다. 아래의 글은 바로 마지막 그 부분을 옮긴 것이다. 페이지 278
렌타로는 껴안고 있던 키사라의 구속을 천천히 풀었다.
"좋아, 키사라 씨가 이런 거 싫으면 지금은 안 할게."
"지, 진짜?"
"거짓말이야."
귓가에서 속삭였다.
억지로 입술을 포갰다.
주전자가 피리를 불었다.
땡그랑, 소리를 내면서 키사라가 들고 있던 조리용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졋다.
스미레는 말했다.
'진심으로 키사라의 행복만을 생각하면 넌 앞으로 자기 마음을 계속 죽여 나가야 해. 어중간한 태도는 용납 안 돼. 맹세할 수 있겠어?' 라고.
렌타로는 스미레와의 약속을 깨고 말았다.
렌타로의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히츠마와의 혼담은 키사라가 복수를 잊고 살 수 있는 유일하고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그 결과 렌타로의 사랑이 깨지고 만다 해도 '텐도를 잡는 텐도'를 영원히 봉인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것은, 미치는 것이라 한다.
렌타로는 키라사에게 미쳐 버렷다.
사랑에 곪고, 사랑에 문드러져 버렷다.
더 이상 키사라의 복수를 막을 수 없다.
이 사랑은 분명히 세계를 파멸시킬 것이다.
렌타로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이기적인 행동을 해 버렸다. 아마도 그 대가는 조만간 치르게 될 것이다. 훗날 키사라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이때뿐이었노라고 후회하리라.
렌타로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 이상, 키사라의 '절대악'과 한패가 될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키사라는 앞으로 철천지원수인 텐도 일당을 사냥하기 위해 칼을 쥐고, 그때마다 렌타로와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두 번 다시, 달콤한 나날은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자신과 키사라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나아가 증오를 맞부딪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령 앞으로 아무리 서로의 관계가 악화되고, 아무리 험한 말로 서로를 비난하고, 아무리 서로의 가슴에 증오의 칼날을 꽂으려 들게 된다 해도― 지금 이순간만은, 지금 이순간만은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몸을 맡기고 싶다.
냉장고로 키사라를 밀어붙이고 격렬히 입술을 빨았다. 렌타로의 가슴에 키사라의 말랑말랑한 두 언덕이 부딪치고, 부드럽게 뭉개져 형태를 바꿔 갔다.
키사라가 취한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렌타로의 목에 팔을 휘감았다.
쾌락에 몸을 맡겨 버리고 싶었지만, 검은 톤으로 속삭이는 스미레의 목소리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몸은 썩어 문드러져도 재생이 되지만, 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면 그걸로 끝이야. 고칠 수 없어.'
'키사라가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가면 네가 뒤처리를 해야 해. 할 수 있겠어?' (p279)
뜻밖에 이 작품 《블랙 불릿》은 얼마 전에 완결을 지은 《나루토》처럼 그런 허무한 결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루토》가 결말에 이르기 위해서 사스케와 나루토가 싸워야 했던 것처럼, 《블랙 불릿》이 결말에 이르기 위해서 렌타로와 키사라가 싸워야 하지 않을까?
이때까지 나온 떡밥을 보면,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절대 낮지 않다. 과연 앞으로 이 작품은 어디를 향해 걸어가게 될까? 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오늘은 여기서 《블랙 불릿 5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내일은 다른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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