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 하치만과 봉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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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 크리스마스 행사


 라이트 노벨(이외 다른 책도)을 읽으면서 화려한 액션이 있는 이야기 이외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바로 이번에 8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두 번째로 읽은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시리즈일 거다.


 이 작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시리즈는 이차원 배틀을 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막연히 우리가 사는 모습을 잘 반영해 이야기 속에서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더욱이 나는 이 작품의 주인공 히키가야 하치만과 생각하는 각도가 상당히 비슷하다. 저자가 책에서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는 세상에 대한 해석과 단편적인 모습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하기도 하고, '역시 저런 녀석은 쓰레기야!'라며 욕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어 많은 사람에게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라이트 노벨로도 더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빠르게 정식 발매가 되며 이번 2014년 8월 신작으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이 발매되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 ⓒ미우


 이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건 하치만의 고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8권에서 일어났던 학생회장 선거 사건이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서먹서먹한 상태가 되어버린 봉사부가 어떻게 다시 웃을 수 있게 되는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다소 위험한 부분이 많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치만은 히라즈카 선생의 조언을 토대로 훌륭히 하나의 문제를 해결했다. 유키노시타 유키노도, 유이가하마 유이도 함께 걷는 길은 그런 길이었다. 이 부분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꼭 책을 읽어보라! 이 말밖에 할 수가 없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치만이 새롭게 맞닥뜨렸던 문제는 바로 '학생회장 잇시키과 타 고등학교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문제였다. 이 문제를 처음에는 하치만 혼자서 뛰어들었지만, 그 끝의 해결 과정에서는 봉사부 모두의 힘이 있었다.


 여기서 볼 수 있었던 하치만의 행동이나 유키농, 유이의 행동은 상당히 읽기 좋았다. 특히 빌어먹을 선한 척을 하는 타 고교의 타마나와라는 캐릭터는 역시 빌어먹을 캐릭터였다. 하치만은 이를 잘 지적했고, 유키농은 거기에 더 칼을 더 했다. 아주 속 시원했다.


전체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라고 큰소리치며 전원에게 인내를 강요하고,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고, 누구나 거짓을 수용하도록 만들고, 자신을 눌러 죽이게 함으로써.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이단자라고 암묵적으로 협박을 가함으로써 얻어진 합의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 이렇게 말하는 거다, 다 함께 결정한 일이라고. 그렇게 해서 책임을 분산시키고, 자기 마음의 짐을 덜고, 이름 없는 누군가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다 끝내는 '모두가' 함께 결정한 일이라고 몰아붙여 공범자로 만들어버린다. 마치 어딘가의 공허한 상자 속처럼.

그러니 나는 그것을 부정해야만 한다. 내가 올바른 존재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하지만, 그래도 부정해준 덕분에 나는 내 잘못을 깨달았으니까. 그렇다면 이런 결론에 승복할 수는 없다. 내가 졸잘못됐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 세상은 더욱 잘못됐다.

나는 타마나와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입배를 일그러뜨렸다.

"……아니지. 넌 그냥 네가 잘해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자만했던 거잖아. 그러니까 잘못을 해도 인정할 수 없었던 거야. 자신의 실패를 숨기고 싶었던 거겠지. 그래서 머리를 굴리고, 혀를 굴리고, 동의를 받아내서 안심하려 했어. 일이 잘못됐을 때,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중략)

카이힌 종합고 측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차갑고 끈끈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쪽을 부정하지 않으려고, 융화하자며 대화의 촉수로 얽어매려 든다.

하지만 그것을 매섭게 뿌리치는 음성이 있었다.

"소꿉눌이를 하고 싶은 거라면 다른 데서 해주겠니?"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그 한 마디에 회이실 안이 쥐죽은 듯한 정적에 휩싸였다.

목소리의 주인이 말을 이었다.

"아까부터 알맹이라곤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데, 잘 알지 못하는 용어들을 남발해가며 토론하는 시늉이나 하는 회의 놀이가 그렇게 즐거워?"

유키노시타 유키노 이외에는 그 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도발적이었던 목소리가 느릿하게 변해간다. (p406)


 현실에서도 저런 놈은 상당히 많이 있는데, 정말 엔시 다이노스의 외국인 선수 찰리가 심판에게 했던 'ㅈㄲ ㅅㅂㄴㅇ'라는 욕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을 정도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욕이 되겠지만, 하치만이나 유키농처럼 말할 수 있다면 아주 좋지 않을까!


 이 세상에서 저런 식으로 어영부영 일하는 사람은 자신이 저렇다는 것을 절대로 알지 못할 거다. 매번 끼리끼리 어울리니 정체만 되어 있을 뿐이고, 좀처럼 진보는커녕 매번 후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치판이 그렇다. 아하하. 빌어먹을. 웃음도 나오지 않는군.



 뭐, 이런 식으로 읽어볼 수 있었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이다. 이 이외에도 짧게 출연한 카와사키 사키와 그녀의 여동생 카와사키 케이카는 귀여웠다는 것도 있었다. 어제 소개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5권》에서 말한 그 여동생이 여기서 등장한 것이다!


 그 이외에도는 하야마 그룹과 미우라 그룹, 그리고 잇시키의 고백과 결별... 그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아, 무엇보다도 이번 9권에서 볼 수 있었던 히라츠카 선생님의 모습과 말은 정말 멋졌다! 유이도 봉사부가 해체되지 않는 데에 큰 역할을 했고! 결국, 이야기는 많았다는 거다.


 이번에 일본어 원서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5권》을 읽고, 한글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역시 이처럼 섬세한 문학적 표현이 많이 사용된 작품은 아직 내게 원서로 읽기에는 어려웠다. 그래도 그게 공부고, 실력을 늘려가는 일이기에 앞으로도 도전할 생각이다!


 뭔가 마지막은 쓸데없는 포부로 끝이 나버렸다. 음, 이래서는 안 되지. 다시 한 번 더 이번 9권의 감상 후기를 짧게 말하자면… "역시! 이 작품은 최고야! 돈 주고 사서 읽기에 조금의 아까움도 없어!!!"가 되겠다.


 그럼, 이 정도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의 감상 후기를 마친다. 아무쪼록 두 번째로 카트에 담아 응24에서 주문한 다른 8월 신작 라이트 노벨이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10권도 얼른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고! 음음, 그렇다! (역시 유키농과 결혼하고 싶다! ㅋㅋ)


 모두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하치만의 독백 중 한 부분을 남긴다. 명언이라기보다 현실을 날카롭게 딱 지적하는 이야기, 아니면 멋진 이야기일까? 아하하. 판단은 읽는 사람에게 맡긴다.


끝이 보인다고 생각했던 회의가 다시금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필기하던 손은 어느새 멎어 있었다. 책상 밑으로 두 손을 축 늘어뜨리고, 그저 묵묵히 회의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그들의 표정은 나와 전혀 달랐다.

그 얼굴에는 밝고 활기찬 미소가 감돌았다.

덕분에 깨닫고 말았다.

그들은 이 순간을 즐기는 거다. 더 나아가서는 이 대화를 즐기는 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봉사활동 그 자체가 아니다. 선행을 하는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들은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에 젖고 싶을 뿐이다.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리고 끝내는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리고 끝내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결국 모든 것을 망쳐버린다.

―아아, 그 모습이 마치 누군가를 보는 것 같아, 과거의 실수를 되새겨주는 것만 같아, 지독하게 짜증이 났다.

잘하고 있는 줄 알지만, 사실 실제로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데.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데.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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