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 2권, 살인공주와 임감학교
- 문화/라이트 노벨
- 2013. 11. 16.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사이코메 2권, 살인공주와 임감학교…
지난 번 사이코메 1권을 읽고, '이 작품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그 기대대로 이번 2013년 11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된 '사이코메 2권'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살인귀와 살인귀가 모인 학교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진부한 내용일 것 같지만, 그 진부한 내용을 조금 색다르게 그리면서 책을 읽는 독자가 질리지 않도록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뭐,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감상이기에 다른 사람과 다를 수도 있지만….
사이코메 2권, ⓒ미우
이번 '사이코메 2권'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은 여러 명이 있지만,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가지고 쿄스케의 하렘 루트에 뛰어드는 건 2권의 메인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샤마야 사키'라는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 이외에 신경이 쓰인 캐릭터는 독을 쓰는 '부스지마 키티로'라는 캐릭터인데, 선도부장인 그녀의 이름은 유독 강해보였다. 왜냐하면, '학원묵시록'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최강의 여캐릭터 중 하나인 부스지마 사에코의 '부스지마'와 '소드 아트 온라인'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최강의 검사 '키리토'의 이름이 합쳐진 캐릭터였으니까. 참, 어이없는 이유이지만…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크크.
'사이코메 2권'은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임간학교가 아니라 임감학교라는 슬로건으로 어느 속에 놀러가는 편이다. 놀러간다라고 하기보다 '갱생'을 목적으로 살인귀를 만들기 위한 체력을 기르는 일종의 훈련 같은 거였다. 거기서 선도부장 부스지마와 선도부 사야마가 등장하게 되고, 사야마와 쿄스케는 참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재미난 일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재밌었다. 렌코가 자신의 거유를 가지고 쿄스케에게 마음껏 서비스를 하는 이벤트도 정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볼만 했던 건 츤츤 거리며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리가 아니였나 싶다.
"……별로. 그냥, 쿄스케는 상대가 미인이기만 하면 스물한 명이나 죽인 이상자라도 흥분하는 변태였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야."
"아니, 잠깐, 처음에는 몰랐잖아? 그 선배가 스물한 명이나 죽였다든가 하는 건. 그런 줄 알았더라면 아무리 나라도 설마 그런――."
"아 그래? 그러니까 처음에는 침 흘렸단 거구나…… 응, 잘 알았어."
적갈색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쿄스케의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나온다.
"유도신문이었냐? 아니, 그치만……그렇잖아? 그렇게 에쁘고, 또 엄청 상냥해 보이는 선배를 보면 남자라면 누구나 가슴이 찌릿찌릿한달까, 두근두근한달까――."
"………그래?"
에이리의 눈이 더욱 가늘어지면 불온한 기색을 띠었다.
이마에 맺힌 땀이 흐르며 뚝뚝 떨어진다.
"……………뭐, 뭐야?"
"별로."
무뚝뚝하게 내뱉고 시선을 돌리더니 에이리가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p30)
갑자기 에이리가 몸을 기울이고 쿄스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딱 달라붙은 교복 너머로 호리호리한 몸의 감촉이 전해지고, 바로 코앞에 있는 머리에서는 샴푸 향기가 났다. 에이리가 무릎 위에 올리고 있는 주먹을 꼭 쥔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주는 것뿐이야. 네가 렌코나 다른 위험한 여자들한테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어쩔 수 없이―――이렇게 해주는 것뿐이야, 알겠어?"
"……………………"
반응하지 못하고 굳어 있는 쿄스케에게 에이리가 말했다.
안절부절못하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물었다.
"저, 저기…… 넌 어떻게 해주길 원해? 렌코가 너한테 여러 가지 많이 해주잖아. 나도 그…… 좀 더 이런저런 거 해주는 게 좋아?"
"이런저런 거라니…… 그, 그게 뭔데?"
"모…… 몰라, 그런 거! 모르니까 묻잖아?!"
버럭 소리를 지르고 에이리가 점점 더 얼굴을 붉혔다.
그러고는 이내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다리를 바라본다.
낯간지스러운 침묵 속에서 에이리가 조그맣게 말했다.
"예를 들면, 그…… 무릎베개, 라든가?" (p167)
위의 이야기만 읽으면 정말 단순한 학원 러브 스토리이지만, 이 학원이 살인귀 학원이라는 건 반전인 이야기이다. 더욱이 이 일이 있은 후에 마이야와 샤마야 사이에 일어난 일이 이번 '사이코메 2권'의 가장 큰 사건을 일으키는 발단이 되는데, 그 최종 사건을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완전히 사이코 패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사야마를 침몰시킨 건 렌코이지만, 그 사이에 조금 특이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샤마야가 '쿄스케님!'이라고 부르며 완전히 쿄스케에게 빠지게 되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부분적으로 스포일러를 이 글을 통해 당했다고 하더라도 책을 읽는 재미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테니까.
여기까지가 '사이코메 2권'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 장에는 쿄스케의 여동생 아야카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 이야기의 다음은 '사이코메 3권'에서 읽을 수 있을 듯하다. 그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대박'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말 대박이다. 다음 '사이코메 3권'은 우리를 좀 더 즐겁게 해줄 것으로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그럼, 이것으로 '사이코메 2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사이코메 3권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라이트 노벨이 애니메이션화가 되는 날에는… 현실에 살인귀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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