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 제로 2권, 영령(서번트)들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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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페이트 제로(Fate Zero) 2권, 영령들의 등장


페이트 제로 2권, ⓒ미우


 페이트 제로 1권이 4차 성배 전쟁을 시작하기 전 각 마스터의 준비와 영령이 소환되는 이야기였다면, 페이트 제로 2권은 4차 성배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였다. 이번 '페이트 제로 2권'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방영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우와! 전투 장면 봐라! 대박이다."는 감탄을 자아냈던 영령들의 싸움이었다. 제일 먼저 싸움을 한 건 세이버와 랜서였는데, 이들의 묘사는 애니메이션 못지 않게 책에서도 아주 잘 되어 있었다. 그 부분을 잠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리스필은 경악하며 그저 숨만 삼키고 있었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의 무시무시함에.

추측하기로는, 그것은 그저 전시대적인 결투일 뿐일텐데.

둘 다 갑주를 걸치고 검과 창을 맞부딪치는 것뿐인, 무인간의 일대일 대결.

하지만 내뿜는 마력의 양이 다르다. 격돌하는 그 열량이 다르다.

단순한 강철과 강철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이렇게 파괴적인 힘의 분류가 휘몰아칠 리가 없다.

힘껏 밟은 발이 노면을 파고든다.

헛친 일격의 풍압이 가로등을 가른다,

초고속의 칼싸움은 이미 아이리스필의 시력으로 포착할 수 없었다. 그저 격돌하며 상극하는 두 사람 주 변의 여파를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창고의 외벽에서 떨어져 나간 양처 자재가, 마치 알루미늄 포일 조각처럼 이상한 형태로 우그러지며 가볍게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아이리스필 바로 옆으로 날려 간다. 어쨰서 저 건물의 벽이 뜯겼는지를 이해할 수는 없다. 분명히 근처의 허공을 세이버의 검이나 랜서의 창이 스치고 지나갔다… 단지 그뿐일 것이다. (p68)



 윗부분만 읽더라도 정말 그 싸움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인용구 아래에 있는 '더보기'를 펼치면 애니메이션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랜서와 세이버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정말 화려했지만, 책으로 읽는 이 둘의 싸움도 정말 화려했다.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글을 통해 이렇게 전투를 잘 묘사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히 랜서와 세이버의 싸움만이 아니라 아스칸달, 아쳐(길가메쉬), 버서커의 싸움도 볼 수 있다. 이번 2권에서 읽을 수 있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 영령들의 싸움 이외에도 숨죽여 에미야 키리츠쿠에 접근하기 시작하는 코토미네 키레의 이야기는 '페이트 제로' 작품의 더 긴장감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이번 페이트 제로 2권의 마지막에는 캐스터와 류노스케라는 존재에 대해 알아차린 토키오미와 교회측은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하나의 움직임을 계획하게 되는데, 이번 2권은 그 움직임을 마지막으로 말하며 끝을 맺었다. 이들의 또 다른 이야기는 페이트 제로 3권에서 읽을 수 있을 듯한데, 분명히 그 이야기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럼, 이 정도로 '페이트 제로 2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페이트 제로 3권도 빠르면, 아마 다음 달에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감상 후기를 통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을 마치기 전에 '페이트 제로' 작품에서 비운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카리야에 대한 묘사를 남긴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너무 힘겹게 묘사가 되었지만, 책에서는 더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불쌍한 카리야….)


"으…아, 크아……악!"

몸을 숨긴 어둠 속에서 카리야는 필사적으로 비명을 억누르며 목부터 가슴 근처를 마구 쥐어뜯었다. 피부가 찢어져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것과 동시에 양손의 손톱도 뚝뚝 벗겨져 떨어져 나간다.

더욱 비참하게도, 버서커 클래스가 마스터에게 요구하는 소비마력은 다른 서번트보다 몇 단계 높다. 영령을 소환할 때에 조켄이 카리야에게 서번트의 '광화'를 강요한 것은, 그야말로 그 악랄한 노마술사 특유의 일그러진 기학이었다.

벌레들이 등뼈를 씹는다. 벌레들이 신경을 녹인다. 벌레들이, 카리야의 몸 안 에 둥지를 튼 수많은 벌레들이 벌레들이 벌레들이 벌레들이 벌레들이 벌레들이….

"아아아아악…."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온 비명도, 갈라진 신음소리밖에 되지 않았다. 격통은 목구멍 안에 막힌 채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카리야는 흐느끼듯 신음하며 몸 안에서 미친 듯이 날뛰는 수천의 유린을 견뎌 냈다.

큰길에서 전개된 아처와 버서커의 공방도, 이미 감시하고 지켜볼 여유 따윈 없었다. 문득 격통의 폭풍이 멎었을 때에도, 카리야는 상황을 이해할 만한 사고능력을 곧바로 되찾을 수는 없었다.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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