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미 드리머, 미소녀 게임의 무한반복 일상
- 문화/라이트 노벨
- 2013. 9. 19.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리뷰] 드리미 드리머, 미소녀 게임의 주인공으로 무한반복!
이번 9월에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특히 1권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시리즈의 작품이 정말 많이 나왔다. 덕분에 '어느 작품을 보아야 할까?'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유독 그런 고민을 하지 않고 '이건 꼭 읽어야지'하는 작품이 한 개 있었다. 바로 그 작품이 이 글에서 소개할 '드리미 드리머'라는 작품이다. 내가 이 작품을 바로 선택한 이유는 작품의 소재가 '미소녀 게임의 주인공이 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 '미소녀 게임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라는 작품과 꽤 비슷할 것 같아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며 '드리미 드리머'를 읽게 되었다.
드리미 드리머, ⓒ미우
'드리미 드리머'는 남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미소녀 게임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있던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에 너무 즐거웠지만, 아무리 해도 히로인을 공략하는 2주가 무한 반복되는 바람에 이 세계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마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엔드리스편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츠키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새로운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게임 오리지널 스토리에서 절대 볼 수 없는 사건이 그의 눈앞에 벌어졌다. 바로 아사히나 사쿠라라는 히로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게임 속에서 등장하지 않는 그 히로인을 만난 이츠키는 그녀를 공략하면 현실 세계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그녀에게 '나를 좋아해 달라'고 말하는 등 그녀와 가깝게 지내게 된다. 하지만 게임은 그의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히로인이 사고로 죽는 배드엔딩만이 계속 그를 쫓아다녔다. 정말 절망적인 그런….
"평소랑 같다면 그냥 아무 일 없이 수업 마치고 집에 와서 하룻밤 자면 다시 첫날로 돌아가.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는, 소위 배드엔딩이지."
"흐음. …하지만 포기하긴 일러. 이번에도 2주로 끝날지는 아직 모르는 거니까. 내일이 와도 이츠키의 일상이 계속되면, 그땐 이렇게 같이 등교하자."
"…응, 그러자."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옆에 있는 아사히나를 봤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가슴에 큰 충격이 느껴지고 나와 아사히나의 거리가 확 멀어졌다.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웬 노인이 탄 자전거가 나와 아사히나의 사이에 뛰어들었다는 것뿐.
나는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전봇대에 등을 부딪쳤다. 고개를 들자, 도로 위에 내던져진 아사히나와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불길한 소리였다.
그 소리가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인 것을 반사적으로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고막을 찢는 듯한 강렬한 소리. 잿빛 아스팔트가 빨갛게 물들어간다.
미지근한 것이 얼굴에 튀어 손으로 닦았다. 기분 나쁜 감촉이었다.
손바닥을 내려다보니 새빨간 피가 흥건했다.
나는 목이 터져버릴 만큼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p61)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도대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나는 걸까?'는 의문이 멈추지 않았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2주에서는 또 다른 방향으로 일이 전개되었다. 어떻게 하더라도 남주인공 이츠카는 아사히나와 엮이게 되었고, 그녀의 죽음을 지켜 봐야만 했다. 창백한 모습으로 지내다 다른 루트가 한 개 진행이 되는데, 그건 바로 게임 설정상 친한 친구로 나오는 마리와 유우키의 이야기였다.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등 배드엔딩이 끊임없었지만, 그런 사건이 반복되는 사이에서 특이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바로 '드리미 드리머'라는 미연시를 만든 원작자의 이름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츠키, 내가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는 거 알지? 여긴 게임세계라는 것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나를 덮쳤다.
내가 '드리미 드리머'의 주인공이라는 걸 말한 것은 '지지난번' 처음 아사히나와 만났을 때뿐이다. 그런데 지금의 아사히나가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거지?
"어떻게 그걸…."
"왜냐하면 이 세계를 만든 게 나니까. 이부키 유우토도, 키리야 마리도, 히이라기 아야메도 모두 내가 만든 캐릭터야…."
"만든 캐릭터…? 대체 무슨 말이야?"
"그 편지를 보고 생각났어. '드리미 드러머'를 만든 사람, 아라키 사사후나가 나라는 걸."
"아라키 사사후나가 아사히나라고?!"
다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 (p155)
점점 조금씩 더 복잡해지는 사건 진행 속에서 한 가지 힌트가 보인 대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겪은 일을 통해 이츠키는 좀 더 결말에 다가갈 수 있게 되고, 결론적으로는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성장'을 통해 자신이 겪은 드리미 드리머 게임의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이 작품의 내용이 이것이었다면, '별로'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미소녀 게임의 세계에 어서오세요'에서는 미소녀 게임의 히로인들이 모두 현실에 나타났지만, 드리미 드리머 작품의 히로인들은 이미 실존 인물들이었다. 왜냐하면, 원작자 아라키 사사후나가 자신의 주변 인물로 게임을 만들었으니까.
마치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 키리토가 SAO를 공략하고, 병원에서 아스나를 찾아 나선 것처럼… 이츠카도 아사히나를 찾아 나선다. 게임 속에서 등장한 곳은 실제 배경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금방 그곳을 찾았고, 인물들 또한 만났다. 최종적으로 사쿠라와 재회를 하게 되고,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이번 드리미 드리머는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뭐, 이번 '드리미 드리머'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단편 라이트 노벨로는 나쁘지 않은 구조였다고 생각한다. 뭐, 여러모로 아쉽기도 하지만… 이 이상 더 늘릴 이야기도 없어서 딱 좋았다. 게다가 드리미 드리머 한 편을 읽는동안 난 즐거웠다. 그거면 만족한다. 아마 이번에 '드리미 드리머'를 사서 읽은 사람들은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p.s 책의 제단 상태가 너무 좋지 못했다. 제단이 되지 않아 쪽수가 적혀있는 모서리 부분이 붙어 있던 페이지가 열 페이지 정도 되었고, 비뚤게 제본이 된 부분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이런 부분을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