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 후기, 소라타 솔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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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 감상후기/추천]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 소라타와 마시로


 애니메이션으로 상당히 훈훈하게 끝이 났지만, 원작 라이트 노벨로는 여전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의 9권이 드디어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되었다. 이전 8권에서도 그랬지만, 나나미를 선택하지 않은 소라타는… 선택받지 못한 나나미는 여전히 가슴 한 켠에 너무 슬프게 다가온다. 이번 9권에서는 소라타가 본격적으로 마시로와 사귀기로 하면서, 그리고 게임을 만들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나나미의 출연횟수가 아주 급격하게 줄었다. 뭐, 나나미 대신 다른 한 명이 큰 존재감을 가지고 등장하였는데…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 ⓒ미우


 가장 먼저 말해야 할 건 역시 나나미의 이야기다. 나나미는 지난 8권에서 했던 결심 그대로 사쿠라장을 떠나게 된다. 사쿠라장을 떠나 일반 기숙사로 돌아가지만, 여러 가지로 소라타와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정말 멈추지 않았다. 메인 히로인은 마시로인 것을 알면서도 나나미가 이렇게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는 사실 하나만은 너무 슬펐다. 뭐, 독자 중 한 명인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나나미가… 흑흑.

엉엉


 그리고 나나미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읽을 수 있던 이야기는 소라타와 마시로의 데이트였다. 뭐, 여기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고… 평범히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 역시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로 마시로와 소라타가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읽으며 '나나미가 있었다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소라타와 마시로가 그리는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가장 재밌었던 건 소라타의 고민이었다. 마시로는 겉으로 잘 드러내지 못했지만, 소라타가 하는 여러 고민은 정말 최고였다. 웃음 폭발이었다. 왜 그러냐고? 대사 한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정작 통화가 되니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뭐야, 찝찝하게."

"저기, 지금 괜찮으세요?"

"괜찮아. 그래서, 왜?"

"그게…… 뭐라고 해야 하나."

"할 말 없으면 끊는다, 소라타."

"아앗! 이, 있어요!"

"그럼 뭔데?"

"……."

그래도 아직 말이 나오지 않는다.

"끊는다."

"저, 저기!"

"응?"

"엄청…… 하고 싶어요."

모깃소리로 중얼거렸다.

꺅

"……."

진의 반응은 없다. 순간 통화가 끊어진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잠시 지나니 숨죽여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것은 곧 터질 듯한 대폭소로 변했다.

"웃을 일이 아니라구요……."

"미안, 아하, 아하하하하!"

조금도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웃음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p244)


 정말이지 이런 부분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위에서 읽을 수 있는 부분만 읽더라도 정말 웃음이 터지지 않는가? 소라타의 순수한 이 고민은 정말 많은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이런 소재는 진과 대화를 하는 한 부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앞뒤로 여러 번 언급이 되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뭐, 리얼충이 아닌 내게 저런 고민은 애초에 하지 않는 고민이지만― 만약 소라타와 비슷한 상황이 되면 나도 저런 식으로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일은 절대 생기지 않겠지만….



 우스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이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은 소라타와 마시로의 그런 고민을 하는 모습과 처음 연인이 되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아주 잘 묘사되었다. 그리고 이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의 중심에 있는 건 소라타가 류노스케와 만드는 게임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서 소라타는 몇 가지 벽에 부딪히고, 류노스케로부터 여러 문제를 지적당한다. 뿐만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도 조금 문제가 생기는데, 이번 9권은 이 이야기를 통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그런 좋은 이야기를 잘 그리고 있다. 이 부분을 세세히 다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 본편을 읽어보면 충분히 잘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은 대충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으로 연인이 생긴 소라타의 고민, 그리고 게임을 만들면서 부딪히는 이상과 현실에 대한 소라타의 고민, 류노스케의 문제, 이오리의 문제… 그 이외에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단순히 '하렘 라이트 노벨'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부분적으로 꽤 좋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도 그랬었고.


 마지막으로 류노스케와 소라타의 대화 일부분을 남긴다. 이 대화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9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화이다. 아래의 대화를 읽으면 이 작품이 단순히 즐기는 라이트 노벨이 아니라 꽤 좋은 라이트 노벨이라는 점을 누구라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이좋은 팀으로 즐겁기만 한 게임 제작을 하고 싶은 거라면 취미로 만들면 돼."

"그게 아니야, 난!"

"그럼 칸다. 우리의 목표를 잊지 마."

옆에서 리타의 어깨가 움찔 움직였다.

"그건 잘 알고 있어."

"진짜겠지?"

"나도 납득할 수 있는 퀄리티로 만들고 싶어. 그래서 이버에야말로 타이틀 심사회를 통과하고 싶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일어서서 세차게 말을 토해냈다.

하지만 류노스케는 눈에 띄게 낙담했다. 손에 얼굴을 묻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설마 했는데 완전히 목표를 잃어버렸잖아."

짜증스러움이 담긴 목소리로 류노스케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쳤다.

"어디가."

"칸다는 타이틀 심사회를 통과하면 만족이야?"

"……."

"그걸 위해 게임 제작을 하고 있는 거 였어?"

"……아니야."

"상품화에 성공해서 많은 유저가 즐거워하길 바라는 게 아니었나?"

"그래."

"'리듬 버틀러즈'를 히트시키고 그걸 발판으로 게임 회사를 설립하고 싶은 거 아니었어?"

"맞아."

"그럼 왜 바로 그 말이 안 나오지?"

똑바로 소라타를 노려보는 류노스케의 눈은 어딘가 슬퍼 보였다.

"그건……."

몸에 땀이 배어 나왔다. 예리한 지적에 당혹감이 느껴졌다.

"모른다면 내가 알려주지. 그 목표가 이루어지는 미래를 네가 안 믿기 때문이야."

"읏!"

"지금 하는 일을 그 미래로 이어가고 싶다는 의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

"목표는 기다리면 이루어지는 게 아니야. 닥치는 대로 노력하면 이루어 지는 게 아니야. 그 장소에 도달하기 위해 하나씩 일을 해나가니까 이루어지는 거지. 적어도 난 오늘까지 그런 생각으로 해왔어."

"……."

대답할 말이 없다.

"자기 미래는 지금부터 시작되어 있다."

깨달은 순간, 몸에 전기가 흘렀다.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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