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후기

[만화책 감상 후기] 일본 누계 180만 부의 화제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만화화, 올해 가장 아름다운 만화책을 만나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올해 읽은 만화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오늘 소개할 만화책은 일본 현지에서 180만 부가 팔리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만화가 아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원래 소설로 발매된 작품이지만, 일본 서점 대상을 받으면서 한국에도 정식 발매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제목으로 사용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은 상당히 거친 느낌을 주지만, 내용은 무척 감동적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어울리는 BGM은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쇼팽의 발라드 1번'이고, 오타쿠적으로 들어가면 '이누야샤의 시대를 초월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작품을 소설, 만화, 혹은 일본에서 영화로 접한 사람이라면 이 의견에 공감하지 않을까?


 만약 이 글을 읽으면서 쇼팽의 발라드 1번 혹은 이누야사의 시대를 초월한 마음을 듣고 싶다면, 아래의 '영상 펼치기'를 통해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단언컨대, 올해 내가 만난 만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화다. 여기에 조금도 거짓이 없다.


음악 틀기




 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소설(링크)을 읽은 이후에 한동안 여운에 젖어 지냈었는데, 때마침 대학 여름 방학에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상, 하> 세트가 발매되어 구매했다. 만화로 보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소설에서 보지 못한 인물들의 표정이 그림으로 그려져 새로운 즐거움이 있었다.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시작 장면은 소설과 똑같았다. 주인공이 사쿠리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불과 세 장에 불과한 컬러 페이지가 이토록 인상 깊이 남은 건 처음이다. 이 컬러 페이지를 통해 색이 없는 만화는 마치 색이 입혀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여자 주인공은 야마우치 사쿠라와 처음에는 따분한 클래스 메이트, 다음은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 메이트, 다음은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 다음은 ???군으로 불리는 남자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전혀 접점이 없는 상태였지만, 우연히 하나의 사건을 통해서 접점을 가진다.


 남자 주인공이 맹장 수술의 실밥을 뽑으러 병원에 왔다가 병원 대기실에서 '공병 문고'라는 일기를 발견한 일이다. 그 일기에는 췌장에 병이 걸려 몇 년 뒤에 죽는다는 일기장 주인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남자 주인공은 그 일기장을 찾으러 온 사쿠라와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일기가 사실임을 알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죽을병에 걸렸어도 밝은 웃음을 띠는 사쿠라의 모습은 무척 눈부셨고, 남자 주인공은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 메이트'로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원래 외톨이인 남자 주인공이 사쿠라와 보내는 건 주목받기 쉬운 일이다.


 사쿠라와 함께 처음으로 시간을 보낸 이후 남자 주인공은 반의 모두에게 수근거림을 받게 된다. 여기서 남자 주인공은 사쿠라로부터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라는 칭호로 불린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가진 매력적인 설정 중 하나는 이렇게 남자 주인공의 이름을 좀처럼 가르쳐주지 않는 점이다.


 도중에 사쿠라가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의 이름을 물어보는 장면이 있지만, "소설가의 이름이네.'라는 말만 할 뿐이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일본 소설가의 이름을 적절히 대입하며 추리하겠지만, 사실 일보 소설가를 잘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애초에 주인공의 이름은 모르는 편이 훨씬 더 재밌었다.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는 사쿠라와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물론, 여행 당일,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는 여행이라고 하더라도 당일치기 여행으로 생각했지만, 사쿠라가 신칸센 표까지 끊어서 행동하는 모습에 그저 끌려다니고 만다. 바로 이 여행지에서 무척 중요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진실이냐 도전이냐'이라는 게임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사쿠라의 모습은 만화를 읽는 동안 잠시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여행지에서 사쿠라의 가방을 열었다가 그녀가 가지고 온 파우치에서 그녀의 복용해야 하는 약을 본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는 그제야 새삼 현실이라고 실감하게 된다. 참, 무거웠다.


 여행지에서 즐겁게 보내는 시간도 한순간, 이야기는 사쿠라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한층 더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소설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읽을 때는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만화인 데다가 한 번 읽어서 그런지 무척 빠르게 느껴졌다.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상>은 사이좋은 ???군과 함께 사쿠라가 집에서 보내는 이야기와 짧은 다툰 이후 어느 인물과 마주치는 장면에서 끝났다. 곧이어 바로 펼친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하>는 그 인물이 저지른 짓 덕분에 사쿠라와 ???군이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다시 무척 밝은 분위기로 나아갈 것 같았던 이야기는 사쿠라가 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병원에서 ???군과 사쿠라가 보내는 짧은 시간은 마치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아리마 코우세이와 미야조노 카오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많은 사람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통해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무심코 떠올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렇게 <4월은 너의 거짓말>의 두 주인공이 보이는 장면이 곳곳에서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는 음악이 없지만, 음악을 대신할 정도로 너무나 따뜻한 주인공 사쿠라가 있었다.


 비록 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게 되었어도 주인공 ???군과 사쿠라는 조금 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별은 병이 도지는 게 아니라 느닷없이 찾아온다. 사쿠라는 현 내에서 일어난 무차별 살인 사건에 휘말려버린 것이다. 처음 나 또한 무척 당황했었다.





 그 이후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주인공 ???군이 사쿠라의 집을 방문해 사쿠라의 어머니로부터 공병문고를 받아드는 이야기는 눈물이 흘렀다. 사쿠라가 남긴 공병문고에는 ???군과 함께 보낸 시간, 그리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약한 마음과 두려움이 담겨져 있었고, 미래를 향한 짧지 않은 유서도 있었다.


 이 유서를 읽는 ???군이 눈물을 흘리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은 독자가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나 또한 만화를 읽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야만 했다. 이미 소설로 읽었기 때문에 모든 걸 알고 있더라도 역시 또 눈물이 났다. 이것이 바로 좋은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만화만 아니라 원작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극찬을 받은 이유는 마지막까지도 독자를 뒤흔드는 전개 덕분이다. 현재 <너의 췌장은 먹고 싶어>는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극찬을 받았고, 다행히 한국에서도 10월에 공식 개봉을 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정말 둘도 없이 멋진 일이다! 아싸아아!


 10월 1일은 내 생일인데, 정말 꼭 10월 1일에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주인공 ???군처럼, 친구 없이 지내는 인물이라 아마 홀로 영화를 보고 혼자 또 생일 케이크를 사서 자축 파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멋진 감동이 하나는 필요한 법이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둘도 없이 큰 감동을 전해주리라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오늘 만화로 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한 너무나 훌륭했다. '올해 본 최고로 아름다운 만화'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조금의 아쉬움도 없었다. 혹시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완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지금 당장 서점으로 가서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혹은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영화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만나기에 너무나 많이 남았으니까. 여름이 떠나기 전에 읽어도 무척 잘 어울리고, 가을을 맞아 읽기에도 무척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만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상, 하>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 싶다. 주인공의 이름은 책을 읽는 재미로 일부러 마지막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역시 이상하게 일본 문학은 이런 이야기가 무척 많아도 늘 가슴에 와 닿는다. 어쩌면 나는 오타쿠이기 이전에 순수한 일본 문학 독자일지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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