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즈 3권 후기, 이것이 러브코미디의 새로운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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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게이머즈 3권, 치아키의 첫사랑과 뉴 게임


 어떤 라이트 노벨, 아니, 어떤 책을 읽더라도 나는 두 종류로 먼저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대단히 재미가 없어서 읽는 속도도 느릴뿐더러 의욕이 나지 않은 책. 두 번째는 너무 재밌어서 웃거나 상황을 상상하다가 속도가 느려도 도저히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책이다.


 아마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도 그런 책을 만난 적이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읽은 <이기는 선택>이라는 책은 굉장히 의욕이 나지 않는 책인데, 오늘 읽은 라이트 노벨 중에서도 특히 <게이머즈>라는 작품은 대단히 의욕이 넘치는 동시에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었던 책이었다.


 일반 도서와 라이트 노벨 장르 자체가 다르므로 비교 자체가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느 장르라도 책을 읽는 나는 이런 극단적인 예를 들 정도로 라이트 노벨 <게이머즈!> 시리즈를 추켜세우고 싶었다. 지난 1권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 3권까지 오면서 이렇게 웃은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워낙 사건이 꼬여서 짜증이 날 것 같기도 했지만, 그 상황을 정말 재미있게 작가가 그리면서 책을 읽는 내내 웃으면서 보냈다. 과거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시리즈를 제외하고 내가 이렇게 웃으면서 '미치겠다 ㅋㅋㅋ 짱이야!'이라고 말한 작품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도 웃으면서 대단히 즐겁게 읽었지만, <게이머즈!. 시리즈는 한층 더 위라고 생각한다. 이번 5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읽은 <게이머즈! 3권>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쉴새 없이 웃거나 딴죽을 걸면서 읽었는데, 대단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웃음)


게이머즈 3권, ⓒ미우


 이건 절대 빈말이 아니다. <게이머즈! 3권>의 시작은 지난 <게이머즈! 2권> 마지막에 아마노 케이타가 텐도 카렌에게 고백하고, 그 고백을 텐도 카렌이 받아들이고 나서 시간이 하루 정도 흐른 시점에서 시작한다. 아마노가 맞이한 일상은 괴로운 하루이지만, 웃음이 나와서 어쩔 수가 없었다.


 대단히 각자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그리는 아수라장은 3권에서도 계속된다. 텐도 카렌과 아마노 케이타의 모습을 분석하는 치아키의 모습도 웃겼지만, 고백을 하고 받아들여서 사귀는 상태가 되었어도 어중간하게 망설이면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못하는 카렌과 아마노도 재밌었다.


 그리고 <게이머즈! 3권>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어라운드1'에서 텐도와 아마노가 처음으로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게이머로서 텐도와 아마노 앞에서 데레데레하는 텐도의 모습은 굉장히 좋았다. 이 부분인 어정쩡하지만 주장이 분명한 아마노와 잘 어울렸다.


 마작 용어로 플러스마이너스 0가 되면서 한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이 커플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작은 오해가 남아있지만(특히 아마노쪽), 이렇게 나아간다면 좋은 커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아, 정말! 나도 텐도 카렌 같은 미소녀랑 사귀고 싶다! (우아아아)


"나 왔어, 아마노."

"!"

갑자기 등 뒤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어깨를 흠칫거리면서 돌아본다. 그러자 그곳에는――.

――그곳에는 천사가 있었다.

'………아, 위험해, 나 지금 살짝 죽었어.'

짧은 시간 동안 날아갔던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다시 한 번 정면에서 텐도의 모습을 바라본다.

"어, 어때? 어울려?"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고서 손을 등 뒤에서 깍지를 낀 채 부끄러워하는 텐도는……, 연한 베이지색 비키니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본래 노출로 보일 터인 것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 매력이 높아서 그런지 이상한 상승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섹시하다든가 야하다기 이전에 솔직한 감상으로서 딱 한 마디 하자면――.

"감사합니다." (본문 98)


게이머즈 3권, ⓒ미우


 수영장 데이트 외에도 텐도와 아마노의 데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과 게스트가 두 명 더 있는데, 이 녀석들의 등장 덕분에 이야기는 좀 더 재밌었다. 현실에서 한 번도 데이트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어 대단히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아마노의 어수룩한 모습이 나인 것 같아 웃으면서도 슬펐다.


 오히려 그 때문에 나는 <게이머즈!> 이 시리즈를 대단히 즐겁게 읽는 건 아닌가 싶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재밌어졌고, 도중에 갑자기 '코노하'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 인물에게 뿌려진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울 것을 기대하니 정말 흥미진진했다.


 '코노하'의 이름을 가진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가 될 것 같다. 이번 <게이머즈! 3권>의 막바지에 벌어진 러브러브 인생 보드게임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높인 소재였다. 단순한 보드게임 하나로 이렇게 웃다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재미있게 표현하다니!


조금 흥분한 호시노모리가 룰렛을 돌린다. 그리고 나온 숫자는.......

"2네요. 어디 보자……, <상대의 외도, 외도 상대에게 위자료를 지불하게 된다. 부부 모두 오천 엔 마이너스>........네요......"

부스럭부스럭……, 오천 엔을 은행(전체적인 돈 보관소)에 넣는 나와 호시노모리. ......뭐지? 이상하게 시선이 따갑다. 특히 아구리와 텐도가 마치 내가 진짜로 바람을 피웠다는 듯이 공격적인 눈빛을 보낸다. 뭔데, 이 상황은. 게다가 호시노모리가 진심으로 풀이 죽은 모습이라 죄책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진땀이 줄줄 흐른다. ......나 무슨 죽을 죄라도 졌나?"

(중략)

그리고 아마노가 나온 숫자는――.

"5. 음……, 어디……, <이보다 더 행복한 신혼 생활은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침대가 부서졌다. 부부 모두 육천 엔 마이너스>라……,"

――겸허한 본인과 달리 게임에서는 엄청난 정력가였다. 홍당무가 된 얼굴을 푹 숙인 채 은행 담당인 호시노모리에게 육천 엔을 조용히 건네는 아마노와 아구리. 아구리가 아마노를 팔꿈치로 툭툭 찌른다.

"아마놋치, 제발 자제 좀 해……!"

"자, 자제하라니, 무슨 소리에요! 난 몰라요! 나는 그냥 평범하게 하고 있을 뿐이라고요."

"우와, 아마놋치, 저질!"

"아, 아니, 하고 있다는 말은 그런 뜻이 아니――."

"""흠흠!"""(본문 224)


게이머즈 3권, ⓒ미우


 이 보드게임을 통해서 아구리와 우에하라의 작은 오해는 풀리게 되었지만, 아마노 안에 남아있는 작은 오해는 아직 풀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게이머즈 3권>에서는 터졌다. 바로, 치아키가 아마노의 존재에 대해서 정확히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뭐, 아마노는 아직 그것을 모르는 상태이지만,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은 치아키의 표정을 줌인 하면서 끝을 맺은 <게이머즈! 3권>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게이머즈! 4권>은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게 될까. 진짜 사랑해야 할 대상에 눈뜬 치아키와 '코노하'라는 새로운 인물!


 정말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요소는 산재해 있으며, 작가는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하나씩 다 잘 살려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즐기지 못하는 자는 라이트 노벨 오타쿠로서 대단히 아쉬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최근에 읽은 작품 중 러브코미디로 이렇게 웃은 작품은 유일무이하다.


 오늘 <게이머즈! 3권> 감상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아직 서울문화사(J 노벨)의 <게이머즈!> 시리즈를 읽지 않았다면, 정말 어떤 다른 작품보다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이 작품은 L노벨에서 발매된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시리즈 이상으로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단, 어디까지 개인적인 의견이니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러브 코미디 장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만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아, 정말, 아마노 케이타는 축복받은 주인공일지, 아니면, 그저 우둔한 바보일지! (카렌을 내게 줘!)


 내일 14일은 현실에서 내가 대박 이벤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KBS의 <1:100> 촬영을 가는 날이다. 아침부터 일찍 서울로 올라가야 해서 바쁠 것 같지만, 그래도 라이트 노벨은 꾸준히 읽고 월요일에 감상 후기를 발행할 생각이니 기대해주기를 바란다. 오늘은 여기서 끝! <1:100> 대박을 응원해주시기를!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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