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3권 후기
만화 <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2권>을 읽은 이후 상당히 오랜만에 만화 3권을 읽게 되었다. 만화 <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3권>은 함께 스터디를 하기 위해서 쿠스노키의 집을 찾은 주인공 시즈키의 모습으로 막을 올리는데, 남녀가 단둘이 함께 공부를 한다는 건 내심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학교에 다녔던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남중·남고였던 시절은 기억이 정말 탁했고, 대학생 시절은 내가 또 사람이 서툴러서 아싸로 지내다 보니 함께 공부를 하거나 조별 과제를 하는 일은 없었다. 가끔 수업의 일환이나 다른 교류 프로그램 참여로 함께 팀이 되어서 활동한 적은 있었지만, 딱히 가슴 설레는 추억은 만들지 못했다.
결국 내 청춘은 잿빛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말하거나 혹은 막을 올리기 전에도 끝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30대도 아직 청춘이라고 말하니… 어쩌면 내 인생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날을 맞이하려면 일단 사람을 만나는 것부터 해야 하지만, 당연히 나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가능성은 늘 제로였다.
하지만 그런 나와 달리 만화 <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3권>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 케이스케 시즈키는 학교에서 재차 새로운 만남을 갖게 된다. 그 인물은 위에서 첨부한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약간 보이시한 느낌의 미소녀 오토베 모에로, 그녀는 과거 초등학교 시절 쿠스노키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다.
중학교 시절에는 음침 캐릭터에 외톨이였던 쿠스노키가 알고 보니 초등학교 시절에는 얼굴도 예쁘고 운동도 잘하는 인싸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을 모에 덕분에 시즈키는 알게 된다. 당연히 시즈키는 지금의 쿠스노키를 본다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기에 깜짝 놀랐고, 우리 독자도 그녀의 과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도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을 오기 전에는 초등학교에서 꽤 활발하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점심 시간마다 축구도 했었는데, 지금 거주하는 곳으로(과거에는 김해 내외동도 시골이었지만, 내가 거주했던 김해의 진영보다는 도시였다)로 전학을 온 이후에는 시골 출신이라 왕따와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상황이 안 좋았다.
도대체 중학교 시절 쿠스노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화 <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3권>에서 시즈키의 도움으로 쿠스노키는 모에와 제대로 마주하고 다시금 친구가 되는 데에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시즈키는 자연스럽게 모에에게 플래그를 꽂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짓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제 시즈키의 과거를 보여주기 위한 계기를 갖는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여름방학을 맞아 시즈키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삼촌의 카페에 시즈키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준 헤비카와 리리사가 당시 같은 반이었던 야마오카 마야와 함께 찾아온 것이다. 당연히 시즈키는 그녀들의 모습에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시즈키'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마야와 달리 아예 '시즈키'라는 이름 자체를 리리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시즈키는 안도하면서도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우려는 시즈키의 모습을 리리사가 우연히 보고 '아!' 하며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3권을 막을 내렸다.
같은 지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다면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준 사람과 재회할 수도 있다 보니 정말 힘들다. 나도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보니 시즈키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도대체 시즈키와 헤비카와 리리사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이야기는 추후 발매될 만화 <쿠스노키는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 4권>을 읽어보도록 하자. 일본에서는 지난 2024년 6월을 맞아 만화 4권이 발매되었기 때문에 아마 오는 12월 이전에는 만화 4권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 그녀의 과거에 현 시점의 쿠스노키는 어떻게 도움을 주게 될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