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최애의 아이 14권 후기
2024년 3분기 신작으로 애니메이션 2기가 방영되고 있는 만화 <최애의 아이> 시리즈의 14권이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다.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은 만화 한 권만이 아니라 소설로 집필된 <최애의 아이 샛별의 스피카>와 함께 한국에 정식 발매되면서 합본판이 따로 발매되기도 했다. 당연히 나는 미리 합본판을 사전 구매했다.
<최애의 아이 14권 샛별의 스피카 합본판>은 유튜브 채널에 자세히 소개를 했으므로 생략하고, 오늘 여기서는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의 이야기를 길게 해보고자 한다. 과거 일본 원서로 만화 14권을 구매해서 읽은 이후 후기는 네이버 블로그에 업로드했었기 때문에 한국 정식 번역 발매가 된 14권 후기는 여기에 적게 되었다.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의 시작은 '15년의 거짓말'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아이를 연기하는 루비의 내면을 깊이 그리고 있다. 루비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과 아쿠아, 그리고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의 매듭을 짓고자 했기에 아이를 연기하는 데에 누구보다 진심이었고, 진짜 아이를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어떻게 연기를 하면 좋을지 몰라서 벽에 부딪힌 루비에게 한 가지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 건 바로 아리마 카나다. 그녀는 루비가 알지 못하는 시샘과 질투, 그리고 실망과 고독이라는 어두운 감정을 본인이 악역을 자처하면서 가르쳐 준다. 연기이지만 연기 같지 않았던 아리마의 모습에 루비는 심하게 동요하게 된다.
처음에는 루비가 여기서도 답을 찾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지만, 루비는 그 감정을 통해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엄마이자 최애였던 호시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을 읽어 본다면 이 과정이 굉장히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었는데, 단순히 글로 표현하지 않아서 더욱 도드라졌다.
만화라는 건 단순히 글로 표현하는 작품이 아니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 아래에 첨부한 사진을 본다면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의 핵심이자 아이가 담고 싶어 했던 진짜 자신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와, 진짜 소름…!
보통 사람의 이미지라는 건 자신이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외부에서 멋대로 단정 지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호시노 아이'라는 이름의 소녀는 다른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상처를 받는 소녀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항상 강한 척을 해야 했다.
그리고 강한 척 거짓말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는 멋대로 '호시노 아이는 완벽하고 강하다.'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는 평범한 소녀와 다르다고 생각해 버렸다. 덕분에 아이는 B코마치로 활동하면서도 홀로 고독을 껴안은 채 지내야 했고, 처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어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을 읽어 본다면 루비가 연기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아래의 해설을 덧붙였다.
그래서 그녀는 거짓말을 했다. 약한 자신을 통째로 뒤덮을 수 있는 커다란 거짓말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부정적인 감정을 일절 드러내지 않고, 예쁘고 청초하고 순수하면서 어떤 사람이든 깊이 사랑하고 배신하지 않는,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애완동물 같은 인간. 그런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눌러 담은 듯한 존재로 '우상'으로 거듭났다.
루비의 눈은 말하고 있었다. 엄마를 그런 우상으로 만든 건 너희들이라고. 부모도, 주위의 어른도, 친구조차도, 아이의 재능과 캐릭터와 진짜 인간성을 결부하며 마음이 있는 인간으로 대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호시노 아이라는 개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탓이라고. (본문 120)
참, 이 해설을 읽다 보면 가슴이 메어지는 것 같아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최애의 아이>라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1권이자 1화에서 볼 수 있었던 아이의 그 모습에 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양처럼 빛나는 그녀가, 바보 같았던 소녀였던 그녀가 가슴에 품은 깊은 어둠이 이제야 비로소 밝혀진 셈이다.
그리고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을 읽어 본다면 모두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아이의 내면만 아니라 연예계의 어두운 부분도 확실히 언급하고 넘어갔다. 그 어둠이 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카미키 히카루의 시작점이었고, 어떻게 본다면 작품의 현시점만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스폰'이라는 이름의 실체라고 생각한다.
만화에서 읽어볼 수 있는 이야기를 일부 옮겨 본다면 다음과 같다.
개중에는 거절하면 일거리가 끊기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꾹 참고 남자의 욕망에 한계까지 부응하려 하는 애들도 있었어. 성실한 애일수록 손해를 봤지. 젊은 여성을 작부 취급하며 상사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 건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몰상식한 짓을 그게 옳은 거라고 세뇌하며 여성의 거부권을 빼앗아왔어. 그게 연예계에서는 더욱 질이 나빠. 외모지상주의가 극에 달한 이 연예계에서 성과 미를 상품으로 파는 이 세계에서 NO라고 말할 권리조차 빼앗기는 이 세계에서 성상납조차 '옳은 일'이라고 세뇌해 왔던 이 세계에서 사람은 언제까지 올바를 수 있을까. (본문 196)
과거 연예계에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건 모두가 알지만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연예계만 아니라 아프리카 방송을 비롯한 일부 성인 방송 채널의 BJ를 대상으로도 비슷한 그림이 자주 그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건 수요와 공급이 항상 존재하는 어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욕심은 늘 탐욕과 함께 하는 법이니까.
만화 <최애의 아이 14권>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이야기는 모두가 알지 못했던 '호시노 아이'라는 이름의 평범한 소녀가 가슴속에 품었던 고독과 절망, 그리고 그 고독과 절망을 외면했던 어른들이 만든 깊은 어둠이었다. 앞으로 만화 <최애의 아이>가 어떤 전개를 통해 다음 이야기를 그릴지 놓치지 말고 지켜볼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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