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지 논란을 보는 소박한 블로거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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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갑 행세 하는 파워블로거지를 보는 변방의 작은 블로거의 생각


 얼마전, 나는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서 우리에게 익숙한 포털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파워블로거지'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파워블로거지'이라는 단어가 논란이 되면서 자칭 파워블로거가 자영업자의 가게에서 횡포를 부리거나 공동 구매 등으로 수수료를 챙기는 일이 보도된 적이 있었다.


 역시 이번에도 비슷한 사건이었다. 어떤 마케팅 대행업체에서 돈을 받고 특정 업체의 제품 후기를 한쪽 방향으로만 써주거나 한 음식점에서 거지 행세를 한 자칭 파워블로거지의 이야기였다. 참, 매번 이런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짜증이 난다. 어떻게 거지 같은 그런 블로거지를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겠는가?


 파워블로거지는 블로거가 아니라 그냥 거지다. 거지를 겸직해서 하는 사기꾼이고, 장사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SBS


 블로그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자유이지만, 적어도 여기에도 기본적인 도리는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 도리를 지키지 않고, 자신의 잘못된 가치관이 말미암은 욕심을 블로그를 이용해 채우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파워블로거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기레기' 같은 별명과 마찬가지로 홀대를 받는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도대체 '파워블로거'이라는 수식어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걸까? 그냥 방문자 수가 매일 만 명이 달하거나 그 이상인 블로거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는 블로거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작은 자료로 소셜 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 능력자 블로거를 뜻하는 걸까?


 어떤 것도 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파워블로거'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듣기로, '파워블로거'이라는 수식어는 네이버에서 매해 꾸준히 활동한 블로거에게 '네이버 파워블로거'라는 수식어와 함께 작은 엠블럼을 붙여준 것이 최초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엠블럼을 달지 않더라도 조금만 방문자 수가 꾸준히 있어도 '파워블로거'이라는 수식어가 어렵지 않게 붙는다. 이런 상황의 계기가 된 건 언론을 통해 '파워블로거'이라는 단어가 알려졌고, 블로그를 통해 큰 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나는 파워블로거다.'라고 지칭하며 속된 말로 '나댔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블로그를 조금만 운영하면 크게 한 건 할 수 있다더라." 같은 소문이 돌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우후죽순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만의 어떤 비전이 있거나 일상을 기록하는 즐거움이 아니라 '등 쳐먹고 돈 벌기'이라는 목적으로 하는 파워블로거지 족이 빠르게 뿌리를 내린 거다. 인터넷과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주인공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SBS


 나도 블로그에 광고를 달고 있다. 어쩌면 누구는 이렇게 블로그에 광고를 달고, 글을 쓰면서 크고 작은 이익을 얻는 사람을 가리켜 '파워블로거지'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광고를 단다고 해서 정말 "억!" 소리 나는 수입을 얻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절대 많지 않다. (보통은 최저임금의 2/3도 맞추지 못한다.)


 더욱이 나 같은 변방의 작은 블로거는 연예인 블로거와 달리 언론에서 홍보해주지도 않아 어떤 영향력을 가지기에 턱없이 그 힘이 부족하다. 어떤 사람은 매일 방문자 수가 2,000명만 넘어도 파워블로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적어도 '파워블로거'라고 이름을 붙이려면, 매일 평균 방문자 수가 적어도 7천 명은 넘어야 한다. (순수 검색으로 들어오는) 그래야 영향력이 있다.


 일일 평균 방문자 수가 적어도 7,000명이 넘는다는 건 그만큼 검색 최적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것이고, 남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콘텐츠를 잘 살려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블로거를 가리켜 우리는 '진짜 파워블로거'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겨우 일이 천, 혹은 백 명이 오는 블로그를 가지고 "나 파워블로거야!"라고 떠들고 다니는 건 '파워블로거지'뿐이다.


 지금도 즐겁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왠지 이 말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뭐? 난 이것도 많은 거로 생각하는데, '겨우'라고? 잘난 체하느냐?" 하며 나에게 욕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나는 최소한의 도덕과 양심을 가지고 즐겁게 운영하는 블로거를 욕하는 게 아님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는 건 쓸데없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파워블로거지를 말하는 거니까.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종종 메일과 쪽지, 댓글과 방명록으로 '- 업체입니다. 고객 님의 블로거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요. 얼마에 블로그를 대여받거나 구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문구가 적힌 광고가 날라온다. 이게 바로 언론에 보도된 중간에서 기업과 블로그를 연결하는 마케팅 업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블로그를 그냥 '상품'으로 여기지, 절대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


 종종 어린 학생들이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하다 그런 문구에 낚여서 블로그를 대여하거나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이건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 업체가 자신의 블로그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 혹은 과장이 섞인 정보를 올리면서 특정 업체를 홍보하다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될 때, 블로그를 판매하거나 대여해준 사람도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사는 이유가 다르듯이, 하고 싶은 것이 다르듯이, 좋아하는 게 다르듯이, 블로그를 하는 이유도 다를 것이다. 내가 타인이 블로그를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훈계를 놓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최소한의 도리와 양심을 지키면서 즐겁게 블로그를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변방의 작은 블로거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 경쟁이 도입되면, 거기서 차별이 생기고, 여러 가지 차별적 요소에 따라 막대한 수입을 거두는 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가 생기면, 언제나 브로커가 등장함과 동시에 각종 문제가 함께 등장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익숙해진 우리에게 '파워블로거지'이라는 단어는 바로 그 문제를 지칭하는 단어다. 댓정원 같은 단어도 바로 그런 단어이고.


 그저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만화와 라이트 노벨을 구매해서 읽고, 감상 후기를 쓰는 이 블로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블로그는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돈을 보고 무엇을 하게 되면, 정말 비참해진다. 즐겁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 그러니 블로그를 운영해서 큰돈을 벌려고 하기보다 그냥 즐겁게 내 이야기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면, 비록 큰돈은 아니더라도 블로그에 달린 구글 애드센스가 조금씩 돈을 만질 수 있게 해줄 것이고, 또 다른 큰 기회가 올지도 모르니까. 그게 블로그가 가진 힘이다.


 오늘도 '파워블로거지'와 달리 열심히 '소박한 블로거'로 활동하는 모든 블로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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