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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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 지금 밝혀지는 에밀리아의 과거 이야기


 사람이 자신을 가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는 일이다. 진정한 의미로 자신의 나약한 부분을 마주하며 ‘나는 이 부분에서는 약해’라며 인정하는 부분에서 사람은, 진정한 의미로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자신을 가진다는 건 열등감을 극복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 일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어렵다. 자신을 가지기 위해서, 당당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라보며 보충하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는 성형 수술, 그리고 돈으로 허세를 부리는 일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바깥에서는 자신만만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약할 때가 많다. 자신이 품은 열등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알량한 심술을 부리고, 그 심술은 곧 폭력으로 변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데에서 열등감을 이기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갑질은 안을 똑바로 채우지 못한 사람의 밖을 향한 폭력이다.


 물론,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로 늘 ‘나는 부족해.’,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이런 형편 없는 내가 뭘 해?’라며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는 사람도 많다. 이 글을 쓰는 나도 한때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괴로워했고, 지금도 나 자신에 품은 열등감을 이겨내기 위해서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중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에밀리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츠키 스바루로부터 받은 격려와 질책을 통해 에밀리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진정한 의미로 시련에 응한다.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 시작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서 에밀리아가 봉인된 기억의 문을 여는 편이다. 이 기억을 되짚는 동안 에밀리아는 에키드나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에밀리아를 향해 날 선 감정을 드러내는 에키드나의 모습이 왠지 츤데레 같았다.


 어쨌든, 에밀리아에게 호감을 주는 게 아니라 타이르는 느낌이 강한 에키드나의 모습에서 나츠키 스바루와 함께할 때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에키드나와 함께 기억을 되짚는 에밀리아의 이야기에서는 몇 가지 충격적인 인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건 ‘베텔기우스’라고 생각한다.


 베텔기우스 로마네콩티는 과거 ‘쥬스’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그는 에밀리아 아버지의 여동생인 해당하는 ‘포르투나’와 친분이 있었다. 과거에는 에밀리아와 포르투나, 그리고 그들이 머무르는 숲을 지키는 주교로 선량한 시민이었다. 쥬스의 정신 상태가 무너진 건 ‘판도라’라는 이름의 마녀 때문이다.


 판도라. 우리는 이 이름을 알고 있다. 과거 신들로부터 받은 상자를 열었다가 세상에 갖은 재앙을 가져온 호기심을 상징하는 여성. 어떤 작품에서는 신들의 유희를 관장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오늘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에서는 숨겨진 마녀라는 이름으로 위험한 인물로 나왔다.



 판도라는 압도적인 힘으로 어떤 숲에 있는 봉인을 풀기 위해서 에밀리아를 노렸다. 당연히 에밀리아를 지키기 위해서 포르투나와 쥬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따르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판도라의 전투력 자체는 크게 높지 않았지만, 그녀가 가진 힘의 자체가 너무 이질적이었다.


 그녀에 대항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포르투나와 마음이 무너져버리는 쥬스의 모습을 직접 목격한 어린 에밀리아 또한 큰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에밀리아가 기억하고 있는 ‘얼어붙은 숲의 사람들’의 발생 원인이 되는 일이 일어나는데, 자세한 건 <리제로 14권>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


 봉인된 기억을 떠올리며 과거를 마주한 에밀리아가 굳은 결심을 할 때, 바깥에서는 나츠키 스바루가 가필, 오토와 함께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나츠키 스바루의 목적은 로즈웰 메이더스를 술수를 막아서 저택에 있는 모두를 지키는 것. 로즈웰이 얼마나 짜증나는 놈인지 14권에서 다시금 읽을 수 있었다.


 가까스로 모두의 힘을 빌려 나츠키 스바루는 저택에 늦지 않게 도착했는데,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은 저택에 도착한 나츠키 스바루가 다음 계단에 올라서기 위한 인물을 만난 장면에서 끝난다. 아직도 성역의 시련 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과연 이 시련의 결과가 언제 나올지 궁금하다.


 오늘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4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에밀리아와 나츠키 스바루처럼 성역의 시련을 받는다면, 과연 당신은 시련을 이겨낼 자신이 있는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해야 더 자신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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