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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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감상 후기]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담백한 러브코미디 에피소드가 좋았다!


 지난 분기 애니메이션 중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작품은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라는 작품이다.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는 잡지에서 연재되다 단행본으로 나온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번역되어 인기리에 발매되고 있다. 아마 이번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인기는 한층 더 높아지지 않을까?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에는 제목 그대로 ‘오타쿠’인 주인공과 히로인이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은 니후지 히로타카, 겉으로 보기에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성 오타쿠다. 히로인은 모모세 나루미, 겉으로 보기에는 세련된 미인이지만 BL를 포함한 열혈 오타쿠다.


 이 두 사람은 모모세 나루미가 니후지 히로타카가 있는 회사로 전근을 오면서 재회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서 첫 만남 때부터 히로타카는 나루미에게 “나루미, 너 이번 코믹마켓에 참가할 거야?”라고 묻는데, 숨덕을 하고 있던 나루미는 굉장히 당황해하며 히로타카을 매섭게 쳐다본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나루미를 담당하는 직장 선배 코야나기 하나코도 유명한 오타쿠였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나루미는 직장 내에서도 오타쿠 토크를 할 수 있는 선배가 생겨 즐거운 기분으로 회사를 다니는데, 회사를 다니며 ‘연애’ 이야기를 히로타카와 저녁에 이야기를 주고받다 히로타카의 권유를 받아들인다.


 히로타카의 ‘권유’라고 말하는 건 처음에 제대로 된 고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남자가 어디에 없냐며 하소연을 했는데, 히로타카는 그때 무심한 듯 시크한 표정으로 “나라면 그 조건을 갖추고 있잖아.”라며 은연중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나루미는 “그거, 채용!”이라고 외치며 받아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오타쿠이자 소꿉친구로서 사귀게 된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하, 이 부러운 녀석들! 나도 저런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무심코 혀를 타기도 했다. 그동안 라이트 노벨과 만화는 대부분 직장인의 모습이 아니라 적어도 중고등학생의 러브 코미디를 다루는 작품이 많아 무척 신선했다.



 <골든타임> 작품 이후로 대학생 혹은 성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이라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를 처음부터 재미있게 보았다. 두 사람이 서로 사귀게 되는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서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었는데,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오타쿠는 다 이런 분위기인가 싶었다.


 일본 인턴으로 갔을 때도 함께 일한 한국 직원분도 오타쿠 출신이라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메이드 카페 체험담은 듣기만 해도 ‘끄아아아!’라고 반응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항마력이 필요했다. 언젠가 일본의 메이드 카페도 꼭 직접 체험해보고 싶지만, 그 날이 오기는 할까?


 메이드 카페 이야기는 둘째 치더라도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에서 볼 수 있는 나루미와 히로타카 커플, 그리고 두 사람의 선배이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코야나기와 카바쿠라 커플. 이 두 커플이 서로 어울리며 그려나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사회생활을 하는 오타쿠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불과 얼마 전에 트위터를 통해서 어느 일본인이 공유한 ‘오타쿠에게는 두 종류가 있다. 취직하면 바빠져서 탈덕하는 타입과 취직하면 번 돈을 덕질에 쏟아부어 악화하는 타입이다.’라는 글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본 적이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종류에서 딱 가운데에 서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의 주인공과 히로인은 딱 그 가운데에 서 있는 인물이었다. 취직해서 바빠도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 생활을 그대로 즐기고, 퇴근 이후에 덕질을 하면서 연애까지 하는 바람직한 모습! 어느 누가 이들이 사는 삶을 비판할 수 있을까? 술에 허덕이는 삶보다 훨씬 나은 삶이다!


 러브코미디 작품으로서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주인공 커플과 주인공 선배 커플이 덕질과 연애, 회사 일을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훈훈한 웃음을 짓게 해주었다. 정말 뒷맛까지 아주 깔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만화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시리즈도 만나보고 싶다. 제목 그대로 사랑이 처음을 처음에는 어렵게 느끼는 주인공들이지만, 지나고 나서 ‘얘랑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순수한 마음과 생활이 보기 좋았다. 언젠가 오타쿠인 나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걸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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