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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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닥터 프리즈너 1권, 위험한 수술을 즐기는 자


 어릴 적에 본 만화 중에 <슈퍼닥터K>라는 만화가 있었다. 중학교 친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슈퍼 닥터K>는 ‘슈퍼’라는 말이 어울리는 의사가 성공 확률이 낮은 수술을 반복하며 환자들을 살려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단순한 의료 만화가 아니라 조금은 거친 모습이 함께 그려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만화로서 재미를 위해 폭력적인 그림을 그리더라도 의료 지식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 만화에서 언급된 의학 지식수준은 의대를 준비하던 어느 대학생이 <슈퍼닥터K>를 통해 본 질병이 시험 문제로 나와 어려운 병명과 수술법을 적어 합격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언론에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슈퍼닥터K>라는 만화는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의료에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만화다. 한동안 ‘의료 계열’의 만화와 만날 일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의료 만화를 만나게 되었다. 그 작품은 학산문화사에서 발매하는 <닥터 프리즈너>라는 제목의 만화다.


 <닥터 프리즈너 1권>은 표지부터 수갑을 댕강 잘라낸 날카로운 표정의 남자 주인공이 의사 가운을 입고, 피가 묻은 수술용 장갑을 끼고 메스를 든 상태로 그려져 있다. 이미 표지만 보더라도 주인공이 보통 의사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야기는 시작부터 굉장히 흥미롭게 시작했다.




 <닥터 프리즈너 1권> 시작은 주인공 ‘토마 레이지’를 사형에 처한다는 판결이 내려지고, 주인공은 그 재판장에게 “성대 아래에 종양…, 재판장님은 후두암일 가능성이 높군요…. 당장 수술합시다. 내가 자를 테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시작부터 굉장히 임팩트가 강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주인공 토마 레이지는 수술을 즐기는 의사였는데, 과거 어떤 일을 통해 사건에 휘말려 사형 판결을 받게 된 것 같았다. 이미 형무소에 갇힌 상태에서 의사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없었는데, 만화는 주인공이 탈옥을 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며 작중의 긴장감과 흥미를 높였다. 어떻게 탈옥을 했느냐고?


 그 형무소에는 상당히 위험한 인물들도 함께 수감되어 있었는데, 국제 테러 조직의 리더가 부하들을 형무소에 잠입시켜 폭탄을 터뜨려 탈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귀’가 굉장히 좋은 토마 레이지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탈옥을 하게 되는데, 작정하고 탈옥을 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몇 이야기가 있다.


 탈옥을 하려는 놈들이 당연히 조용히 탈옥할 리가 없다. 그 녀석들은 도중에 정체가 들켜 총을 쏘기도 하고, 감독관 한 명은 총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한다. 수술이 불가능한 장소에서 토마 레이지는 자신을 진찰하기 위해 온 겁 많은 여의사 츠키오카의 앞에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을 과감히 해버린다.





 <닥터 프리즈너 1권>은 그렇게 토마 레이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츠키오카가 폭발 사고로 심낭에 피가 고이는 ‘외상성 심장눌림증’을 겪자, 그녀에게 수갑을 풀기 위한 열쇠를 건네며 “네가 같이 이걸 풀어주면 내가 널 살려주지.”라고 말한다. 이 상황이 주인공과 츠키오카가 본격적으로 엮이는 계기였다.


 자유의 몸이 된 토마 레이지는 자신이 형무소에서 수술해준 시궁쥐와 함께 돌아다닌다. 그러다 아주 우연히 츠키오카의 병원장을 만나게 되고, 병원장의 아들이 놀이터에서 놀다 심각한 외상을 입게 되어 그 아들을 살리게 된다. 토마 레이지의 수술 실력에 놀란 병원장은 놀라면서도 입맛을 다셨다.


 병원장은 병원을 조용히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뒤쪽 세계의 수술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특수환자, 요컨대 사연 있는 환자를 받아 돈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할 의사가 될 것을 토마 레이지에게 제안한다. 대신 토마 레이지가 원하는 만큼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조건이었다. 꽤 흥미롭지 않은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 토마 레이지는 병원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츠키오카와 함께 팀이 된다. 두 사람은 미소녀가 조장인 야쿠자 조직 본거지에 들어가 총상을 입은 녀석들을 치료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보통 사람은 쉽사리 할 수 없는 수술을 완벽하게 성공시킨다. 당연히 상세한 설명도 함께 덧붙여져 있었다.


 <닥터 프리즈너 1권>은 한 아이돌이 급성 복막염으로 쓰러지는 것을 예측한 토마 레이지가 아이돌에게 응급처치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아이돌을 고쳤으니 아이돌과 함께 자는 그런 차기 에피소드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음은 훨씬 더 처절한 상태가 될 아이돌 에피소드가 기다리는 듯했다.


 중학교 시절에 읽은 <슈퍼 닥터 K> 이후 정말 오랜만에 읽은 의료 만화 <닥터 프리즈너>. 이 작품은 <슈퍼 닥터 K>와 무척 닮았고, 복잡한 의료 지식을 아주 명료하게 설명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혹 마냥 모에 만화에 질려 있다면, <닥터 프리즈너 1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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