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컨택트 루트 A 오가와 모모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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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사쿠라 컨택트 루트 A 오가와 모모코, 벚나무의 전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라는 작품을 통해 단번에 전국적 지지도를 얻은 작가 나나츠키 타카 후미는 라이트 노벨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이라는 라이트 노벨을 통해서 데뷔한 인물이다.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작품은 인물과 사건의 섬세한 묘사가 큰 매력 포인트다.


 러브코미디 계열에서 조금 더 코미디 쪽으로 기울었던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에서도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풍부한 표현은 독자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소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에서 본 주인공과 히로인의 사건과 감정 표현은 영화로도 극찬을 받았다.


 라이트 노벨이 아니라 평범한 소설로 영화화까지 하며 크게 성공한 덕분인지,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 이후 새로운 라이트 노벨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작가가 트위터 소개에서 라이트 노벨 이름을 제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말 다시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라이트 노벨을 읽지 못하는 건가 싶어 아쉬워했는데, 지난달 11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사쿠라 컨택트>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다. 이 작품은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최근 신작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을 또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기뻤다.



 <사쿠라 컨택트> 시리즈는 ‘루트 A 오가와 모모코’와 ‘루트 B 마치 아리스’ 두 개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두 개의 이야기 중 먼저 읽은 건 ‘루트 A 오가와 모모코’인데, 오가와 모모코는 주인공 사쿠라기 하루히코의 옆집에서 사는 전형적인 인기 있는 미소녀 소꿉친구라는 설정을 가진 인물이었다.


 작가는 하루히코를 통해 “매일 아침 나를 깨우러 오는 전형적인 소꿉친구이다.”라며 오가와 모모코를 소개한다. 처음 <사쿠라 컨택트>를 읽었을 때는 무척 평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어떤 벚꽃과 연루된 전설과 주인공과 히로인에게 일어나는 ‘예지 사건’이 분위기를 바꿨다.


 <사쿠라 컨택트 루트 A>의 벚꽃은 학원 내에 있는 ‘사호히메 님’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벚나무의 벚꽃이다. ‘새 학기 첫날, 사호히메 님의 꽃을 피운 학생에게는 반드시 근사한 연인이 생긴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누구에게도 반응하지 않던 벚나무가 주인공이 손을 대자 벚꽃을 피우게 된다.


 당연히 주인공 하루히코의 주변은 커다란 소동이 일어났고, 왠지 모르게 하루히코 주변에는 평소에는 접점이 없던 여성 캐릭터와 플래그가 세워지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사쿠라 컨택트>는 남자 주인공이 하렘을 통해 소꿉친구 히로인을 선택하는 흔해 빠진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히코가 벚꽃을 피게 한 이후 소꿉친구 모모코는 이상한 예지를 보게 된다. 그 예지는 사흘 후에 자신이 하루히코를 구하다 죽는 배드 엔딩으로 이어지는 예지였다. 하루히코와 모모코는 죽음의 예지를 벗어나기 위해 평소 하지 않는 일을 하거나 평소와 다른 길을 선택해 등교를 하기도 한다.


 겨우 한 차례의 예지를 피해도 계속해서 다음 죽음의 예지가 모모코에게 보였다. 두 사람이 예지를 이겨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어떤 때는 하루히코가 살해당하는 예지를 보기도 했고, 갖가지 사건 사고가 모모코의 예지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이야기가 심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모모코가 고백한 하루히코에게 말하지 않은 ‘예지 속의 공통된 규칙’은 무심코 “웃기지 마! 이 년아!!!”라는 말을 해버리게 한다. 이 결론에 도달하는 동안 모모코의 마음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한 주인공 하루히코가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비록 예지를 피하는 동안 하루히코가 모모코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지만, 예지를 계속해 본 모모코의 말하지 못한 비밀은 충격적이었다. 이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다카포> 시리즈를 떠올릴 정도로 ‘벚꽃과 슬픈 사랑’의 분위기였는데, 모모코의 반전 고백으로 분위기는 확 밝아졌다.


 모모코와 하루히코 두 사람이 겪는 문제의 해결 방법은 굉장히 단순했지만, 괜히 복잡하게 빙 둘러서 돌아온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게 헤매다가 도착한 결말이 작품에서 등장한 벚꽃 ‘사호히메 님’이 가진 전설을 증명하는 복선이기도 했다. 작품의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굉장히 어중간한 느낌이라고 할까?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내가 아가씨 학교의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이 너무 재미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너무 감동적이었던 탓인지 <사쿠라 컨택트> 시리즈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작품이기에 한 번은 읽어보는 건 괜찮을 거다.


 오늘 라이트 노벨 <사쿠라 컨택트 루트 A 오가와 모모코>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작품 마지막을 읽어 보면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가 ‘모모코 같은 히로인이 갖고 싶어요.’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는데, 나 또한 정말 그 일러스트 작가와 같은 심정이다. 모모코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해 고생한 하루히코. 고생해도 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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