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미래 소녀 후기, 기묘한 라이트 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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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미확인 미래 소녀, 세계는 다시 한번 멸망한다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폐쇄 공간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라이트 노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통해서다. 이미 그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 추억의 한 페이지에 존재하는 <스즈미야 하루히> 라이트 노벨 시리즈는 여전히 미완의 상태이지만, 워낙 시간이 흐른 탓에 이제는 관심도 식었다.


 하지만 종종 다른 라이트 노벨에서 '폐쇄 공간'의 개념이 등장할 때마다 <스즈미야 하루히>를 떠올리고는 한다. 오늘 읽은 학산문화사의 9월 신작 라이트 노벨 <미확인 미래 소녀>에서도 폐쇄 공간과 비슷한 개념의 장소가 등장했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과 무척 닮았다.


 <미확인 미래 소녀>의 시작은 주인공 하세 슌타로가 꾼 꿈으로 시작한다. 슌타로는 꿈에서 자신이 가진 '조금 앞의 미래'를 보는 힘으로 보지 못한 인물 '아즈마 후유미'를 만나게 된다. 후유미와 함께 어느 공간에 갇혀버린 그는 "미래 따위 부숴버리자."라는 후유미의 말과 문을 여는 장면에서 눈을 떴다.


 시작부터 '뭐지? 이 이야기는!?'이라며 호기심을 부추겼는데, 제목에서 '미확인'이라는 문자와 '미래 소녀'라는 두 단어가 이미 작품의 설정 요소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 <미확인 미래 소녀>는 판타지와 수수께끼가 섞인 작품이었다. 작품을 읽는 동안 답을 쫓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앞서 말한 대로 조금 앞의 미래를 보는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은 불특정해서 보이는 시간의 차이가 달라 우리가 원하는 '로또 복권 당첨 번호를 미리 보는 힘' 같은 건 갖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주인공의 여동생 시즈리는 세상을 색채로 바라보고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다른 이상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은 3년 전에 여동생 시즈리가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이후부터였다. 사실 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조금 더 이후의 일이다. 두 사람이 본 것은 세계의 끝이었다. 원래는 세계가 그때 끝날 예정이었지만, 두 사람 덕분에 세계는 연장되었다.


 이 모호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확인 미래 소녀>를 천천히 읽어야 한다. 표지 일러스트와 달리 복잡한 개념이 나열되어 머리가 아팠지만, 주인공 슌타로와 시즈리, 기억을 잃은 상태인 후유미, 소꿉친구 미제, 미래형 불가능 사건의 체험자인 시로미네가 시간 왜곡장에 갇힌 이후 흥미진진해졌다.


 <스즈미야 하루히>에서 등장하는 폐쇄 공간의 개념을 닮은 시간 왜곡장은 시간의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세계라고 말할 수 있었다. 가까스로 주인공 일행은 시간 왜곡장에서 탈출하는 데에 성공하지만, 탈출하고 나서 주인공 슌타로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그의 소중한 여동생 시즈리가 없었던 거다.


 더욱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시즈리는 사라진 상태였고,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인물은 미래인 후유미와 미래형 불가능 사건의 체험자인 시로미네 두 사람이었다. 후유미는 '어쩌면 여기는 네 여동생이 없는 세계일지도 몰라.'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이때부터 <미확인 미래 소녀>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주인공 슌타로는 시즈리를 구하기 위해서 기억 일부를 잃어버린 후유미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후유미가 본 어느 풍경을 통해서 슌타로는 미래의 시간에 개입하게 된다. 시간의 관측자가 되어 자신의 세계를 구하는 동시에 여동생을 구하고, 함께 이 모든 일을 벌인 후유미를 구하는 게 이야기 핵심이다.


 그 과정은 책 <미확인 미래 소녀>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 짧게라도 과정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역시 이 작품은 짧게 옮기는 일이 불가능하다. 내가 아직 내용을 똑바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하나를 이야기하려면 또 하나를 꺼내야 하는 이야기라 글로 풀기가 어렵다. 참, 잘도 이렇게 교묘히 꼬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도 마지막 결말에 도달할 때까지 전개된 두 개의 세계와 백업과 또 다른 가정의 미래도 그랬던 것 같다. 결말이 얼핏 보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독자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스터리 전개를 갖춘 잘 쓴 라이트 노벨의 매력이 아닐까?


 오늘 소개한 라이트 노벨 <미확인 미래 소녀>의 점수는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보기를 바란다. 풀벌레 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가을 심야에 천천히 읽어보기 좋은 작품일지도 모른다. 오늘 <미확인 미래 소녀>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 싶다. 아아, 이렇게 주말을 맞이하더라도 나는 왜 이렇게 시간이 부족한지….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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