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 후기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 훗카이도에서 모모와 보내는 일상


 원래는 대학이 개강하더라도 매일 한 권 이상의 라이트 노벨을 읽고 후기를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듣는 강의는 모조리 통역과 번역과 관련되어 있어 도무지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매주 두 개 이상의 번역 과제가 나오고, 번역과 관련 없는 레벨별 수업에서는 매주 한자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덕분에 대학 개강을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나의 오타쿠 라이프는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글을 전혀 쓰지 못한 것도 걱정이지만,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전혀 읽지 못한 게 더욱 걱정이다. 과연 나는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를 때까지 제대로 두 개의 생활을 양립할 수 있을까?


 <신만이 아는 세계>의 카츠라기 케이마라면 너무나 우습게 이 상황을 이겨내겠지만,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의 주인공 카시와다 수준도 되지 않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도대체 하루는 왜 24시간이고, 나는 24시간 중 10시간을 학교에 투자해야 하는가!


 불합리한 현재 상황에 불평을 하고 싶지만, 이런 불평을 하는 시간조차 아깝게 여겨진다. 그래서 금요일은 대학에서 돌아와 곧장 라이트 노벨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을 읽었다. 다행히 기다리던 라이트 노벨이 금요일이 도착한 터라 딱 알맞게 읽을 수 있었다.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은 카시와다와 하세가와가 대학 동아리에서 찍은 영상을 본 모모가 카시와다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카시와다는 자신이 모모를 불안하게 했다고 해서 걱정하고, 모모는 카시와다가 흔들리는 것 같아 걱정했던 거다.


 당연히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하세가와는 모모가 오해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하세가와는 직접 모모에게 전화를 걸어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지만, 좀처럼 모모가 오해를 풀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하세가와는 제법 충격적인 말을 해버린다. 카시와다는 이 말을 우연히 듣고 흠칫 놀랐다.


 하세가와는 모모와 대화 장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나를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어."

대화 내용이 너무나도 신경 쓰여서 안 좋은 짓은 줄은 알면서도 나는 그 자리에 반쯤 굳은 채 서서 대화를 듣기 시작했다.

하세가와는 열심히 고이가사키를 설득하는 듯했다. 고이가사키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내 전화는 받지 않으면서 일단 하세가와의 전화는 받았구나.

"...저기, 고이가사키 양. 그런 말을 자꾸 하면...."

하세가와는 어째선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하세가와를 본 나도 어째서인지 가슴이 아팠다.


"카시와다 군을 내가 빼앗아버릴 수도 있거든?" (본문 38)


 정말 이 장면에서 하세가와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마음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택받지 못한 히로인의 모습은 늘 가슴이 아픈 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주인공과 메인 히로인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어 두 사람이 행복한 엔딩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또한 서브 히로인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은 이렇게 카시와다와 모모가 꼬인 상태에서 시작해 카시와다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훗카이도로 날아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당연히 평범한 대학생이 훗카이도를 방문할 비행기 값을 포함한 여행비는 손쉽게 마련되는 법이 아니다.


 카시와다는 급히 단기알바를 찾아 일하게 되는데, 카시와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일한 창고 알바는 악덕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무척 고된 육체적 노동에다가 최종 임금 지급일에는 약속했던 시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다. 뭐, 이 부분은 카시와다가 계약서를 꼼꼼히 읽지 않은 탓이었지만.


 카시와다는 창고 물품 운반 알바를 하면서 고생을 했지만, 편집부에서 임시로 아이돌 성우 후키세 메구미 매니저 역할을 통해 충분히 보상 받은 시간을 보낸다. 현실에서 진짜 이런 건지 알 수 없지만, <오타리얼 14권>을 읽다 보면 점점 더 일본 라노벨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어졌다. 참, 나란 놈은….(웃음)


 후키세 메구미와 아키하바라 데이트(?)를 즐기는 도중에 카시와다의 힘없는 얼굴을 보고 "무슨 일이 있어요?"라고 물어본 메구미에게 카시와다는 여자친구와 냉전 중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그려진 메구미의 모습은 하나의 플래그가 정리된 분위기였는데, 그녀는 이후 무대에서 카시와다를 격려해주었다.



 그렇게 주변에서 힘을 얻은 카시와다는 훗카이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내에서 우연히 모모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여대생을 만나게 되고(이 녀석 여자 복도 참 많구나.), 모모가 다니는 H 대학으로 향하는 도중에 훗카이도에 가족 여행을 온 하세가와와 우연히 또 만나게 되어버린다.


 참, 우연치고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 장면에서 등장한 모모와 일말의 오해가 생기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카시와다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하세가와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서 모모와 카시와다 사이에 생긴 일말의 오해를 잘 풀리게 되었다. 그저 하세가와가 가여웠을 뿐…. (ㅠㅠ)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은 그 이후 카시와다가 모모의 집에서 머무르면서 겪는 몇 가지 이벤트를 읽었다. 도쿄로 돌아가기로 한 날에 모모와 데이트를 하면서 '그냥 하루 더 있다가 가면 안 돼?"라는 모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온천 여관에 묵는 장면도 그려진다.


 비록 두 사람이 온천 여관에 묵었다고 해도 '19세 이상 관람 불가' 장면은 그려지지 않았다. 그저 부자 모모의 실천력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역시 부자 미소녀&미인 히로인은 남자 오타쿠의 로망이다!'라는 몹쓸 생각만 했다. 두 사람의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오타리얼 14권>을 참고하길 바란다!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데이트가 일본에서는 흔한 거야?'라는 편견이 생길 것 같아 살짝 무섭기도 했다. 역시 나는 앞으로 살면서도 "연애를 라이트 노벨로 배웠어요."라고 말할 확률이 높은 사람이니까. 근데 진짜로 그럴까?


 해결할 수 없는 의문은 언젠가 일본인 여자 친구를 사귀거나 일본인 친구들을 상대로 이야기를 들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그런 의문은 뒤로하더라도 라이트 노벨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은 전체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최고였다!


 언젠가 카시와다 같은 주인공이 되어 모모 같은 히로인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매일에 충실하면서 자기관리를 하는 일밖에 없다. 오늘은 여기서 라이트 노벨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14권> 후기를 마친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이 글이 발행되는 토요일은 전문 번역 수업번역 과제와 월요일에 치를 한자 시험을 위한 준비를 적당히 하면서 그동안 밀린 소설, 라이트 노벨, 만화를 읽으면서 잠자는 시간 7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런데 번역 수업 과제는 도대체 언제쯤 끝날지 알 수가 없어 앞이 깜깜하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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